군 당국이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 침몰 당시를 촬영한 열상관측장비(TOD) 자료를 공개하면서 사고 직후 10분 정도의 분량을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발생 시간이 정부쪽 발표보다 훨씬 이전일 가능성이 있어, 정부가 사고 원인을 밝혀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고의로 숨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KBS는 1일 <뉴스12> 리포트 <천안함 침몰 9시 23분 이전 가능성 높아>에서 "국방부가 엊그게 천안함 침몰 당시의 촬영 화면을 보여주면서 앞부분 10분 정도 분량 빼고 공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에 따라 천안함이 침몰하기 시작한 시간은 TOD로 촬영 시작한 9시23분보다 훨씬 이전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KBS는 "국방부가 지난달 30일 TOD로 천안함 촬영해 공개한 영상 첫 화면은 9시 33분에서 시작한다"며 "국방부는 그러나 오늘 공개한 화면 앞에 10분 정도 촬영한 분량이 더 있다고 밝혔다. TOD 근무병이 소리를 듣고 1분 이내 천안함을 발견해 촬영을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 30일 TOD 촬영자료 중 사고 당일 오후 9시33분 시점과 다시 23분이 지난 오후 9시56분 부분 등 1분20초 분량만 공개하고 전체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바 있다.

   
  ▲ 1일 KBS <뉴스 12>.  
 

이에 따라 사고 발생 시점을 둘러싼 국방부쪽 혼선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애초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6일 사고 발생 시각을 밤 9시45분으로 발표했다가, 27일 국회 보고에선 9시 30분으로 정정했다. 하지만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에서 9시25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종자 중 여자친구와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 받다 9시16분께 중단된 뒤 연락이 끊긴 것으로 드러나는 등 사건 발생 시간이 정부쪽 발표보다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TOD 영상이 공개되면 사고 발생 시각 발표가 혼선을 빚은 것이 고의적인 은폐일지 도 규명이 될 전망이다.

한편, 국방부쪽은 "고속정이 도착하는 시점을 알려주기 위해 9시 33분과 56분 두 장면 중심으로 편집했고, 공개하지 않는 화면에서도 천안함이 두 동강 나는 등 특이한 장면은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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