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가 천안함 실종자 시신 4구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지난 31일 단독으로 보도한 지 하루만에 홈페이지에서 삭제해 오보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OBS는 1일 오보여부와는 별개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겪을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기사를 삭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석진 OBS 보도본부장은 이날 "신뢰할 수 있는 취재원으로부터 소스를 받고 여러 단계의 취재를 거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보도한 것"이라며 "국방부 부인 뒤 취재원에게 다시 확인했지만 정정해 달라는 요구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어 "오보라는 게 최종 판명되면 주저없이 사과방송을 하고 정정보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OBS는 지난 31일 밤 10시50분께 속보에서 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천안함 폭발 사고로 실종된 46명의 승조원 중 시신 4구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가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항의가 쏟아지자 관련 뉴스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국방부도 "시신이 발견된 바 없고 명백한 오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오보라서 기사를 내린 것인가.

"오보 여부와 상관없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겪을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뉴스를 삭제했다. 그 보도를 계속 보게 되면 실종자 가족들의 상처가 더 커질 것을 고려한 것이다. 오보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시신 발견, 사실이라는 얘기인가.

"오보냐 오보 아니냐는 판단은 취재를 했던 취재원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는 문제와 연결된다. 소스 제공자는 군 고위 관계자다. 신원을 밝힐 수는 없지만 국방부의 부인이 나온 이후 다시 접촉했는데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취재원이 오보라고 인정하고 내려달라고 했으면 당당하게 밝히고 사과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오보라는 게 확인이 안 된 상태다. 관련 뉴스는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고려해 일단 내렸지만 국방부가 부인했다는 보도는 계속 내보내고 있는 중이다. 나중에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취재원을 신뢰할 수 있는가.

"취재원을 신뢰하고 있으며, 코멘트도 다 받았다. 그리고 몇 단계를 거쳐 다시 확인했다. 그 결과 충분히 보도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겪을 쇼크 때문에 일단 내린 것이지 오보이기 때문이 아니다. 군 당국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항의가 전달되지 않았다. 다만 이 보도가 오보로 판명난다면 우리는 바로 사과방송을 하고 정정보도를 내보낼 것이다."

 

   
  해군 제2함대 사령부 소속 장병들이 천막을 세우다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 철수했다. 가족들은 임시 분향소라고 주장했다.  @이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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