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천안함 부상자들을 인천 인하대병원에 후송하려다 인천에서 50여km 떨어진 군병원으로 보냈다는 보도는 지난 29일자 경인일보 단독보도였음이 확인됐다. 세계일보는 이후 세계닷컴과 인터넷포털에 송고한 관련기사에서 자사 단독보도라고 밝혔다가, 경인일보 쪽의 항의를 받고 단독 표시를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인일보는 지난 29일자 22면 <인천 놔두고 먼 군병원 후송 왜?>에서 "천안함 침몰로 인한 부상자가 사고해역과 가까운 인천의 병원이 아닌 군병원으로 후송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인일보는 "28일 인하대병원 등에 따르면 해군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사고 당일 오후 11시께 인하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배가 가라앉아 이쪽(병원 쪽)으로 헬기로 8명이 후송될 것'이라고 전화연락을 해왔다"며 "하지만 20여분쯤 뒤 '우선은 국군수도병원으로 가게 됐고, 추후 변경될 수 있다. 또 연락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경인일보는 이어 "환자를 싣고 인천으로 온다던 헬기는 인천에서 50여㎞ 떨어진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향했다"며, "(환자)상태가 안좋냐고 물었더니 '다양하다'고만 했다. 변경 이유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경인일보가 단독으로 보도한 이 내용은 이튿날인 30일자 세계일보 4면에 거의 같은 내용으로 실렸다.

하지만 세계일보는 경인일보가 최초 보도했다는 것을 밝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데스크 쪽에서는 인터넷판 기사에 자사가 단독보도한 것처럼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기도 했다. 30일 오전 이를 본 미디어오늘과 한 신문사닷컴은 세계일보를 인용해 관련뉴스를 전했다.

이에 경인일보는 세계일보 쪽에 공식 항의했으며, 세계일보는 세계닷컴과 포털에 전송된 해당기사에서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뺐다. 경인일보 쪽은 31일 현재 추후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문서를 세계일보 쪽에 요청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일보 해당 기자는 자신이 '단독'이라고 붙이진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세계일보 데스크진은 31일 오전 회의 관계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