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사장 김재철)가 25일 CP(책임 PD)를 교체했다. 사측이 현 CP를 비제작 부서로 전출시키고 보수적 인사를 임명하려는 것을 철회해 PD들의 집단 행동은 일단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향후 변화에 따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MBC는 25일 김태현 PD를 CP이자 시사교양국 시사교양 2부장으로 발령 낸 24일자 인사 결과를 밝혔다. MBC는 애초 김환균 CP를 MBC 창사50주년기념단 부단장으로 발령내려는 것은 철회하고, 향후 시사교양국 다른 프로그램을 맡기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사장실에서 김환균 CP와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김 CP는 '시사교양국 프로그램에 남고 싶다'는 취지를 전했고, 김 사장은 '본인 의사가 그렇다면 보내지 않겠다. 미안하다.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환균 전 CP.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또 이주갑 시사교양국장도 이날 오전 PD 등과 만나 '김환균 CP를 창사 50주년기념단 부단장으로 발령내려고 했던 것은 경질성이 아니다. 김 CP가 아이디어가 많은 분이라 중요한 곳에 가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였다'며 시사교양국 PD들에게 해명한 바 있다. 또 그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PD수첩 진상규명위원회가 불필요하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져 PD들의 반발의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사측이 애초 인사안을 강행할 경우, 제작거부까지 예고했던 PD들은 일단은 향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기로 했다. 신임 김태현 PD가 이전에 PD를 맡은 바도 있어, 현재로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애초 △보수 성향의 선임자 노조 출신이며 내부적인 문제를 일으킨 인사를 CP로 발령내려 한 점 △인사 과정에서 현 CP의 의사와 무관하게 비제작부서로 일방적인 발령을 내려한 점 등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프로그램의 독립성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PD수첩이라는 상징적인 프로그램의 연성화에 대한 우려"는 계속 '불씨'로 남을 예정이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청와대 김우룡과 함께 공영방송 MBC를 유린한데 책임을 지고 지금 당장 물러나야 될 사장이 국면을 기만적으로 바뀌기 위해 연속적으로 인사를 단행하는 자체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보흠 국장은 "김 사장은 선임자 노조 출신의 해사 행위자를 기용하고 PD수첩 CP를 교체하는 등 'PD수첩' 등 비판 프로그램의 손보기 의도를 계속적으로 보이고 있다"며 "MBC 구성원들의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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