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전 MBC 사장이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MBC '인사 압박'을 사실로 재확인하며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엄기영 전 사장은 18일 전화통화에서 '김우룡 이사장이 지난해 8월부터 그를 해임하려고 했고, 12월 MBC 임원의 사표도 요구하는 등 인사 압박이 심각했다'는 관련 내용을 묻자 "김우룡 이사장이 얘기한 게 맞다"면서 "너무 참담하다"고 밝혔다. 그는 '김 이사장의 신동아 인터뷰 기사'를 "(살펴)봤다"면서 "너무 참담하다"고 거듭 밝혔다.

엄기영 전 사장은 김 이사장이 '엄 사장이 나가면서 이제 공영방송을 위한 8부 능선은 넘어섰다,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말도 안 된다. 참담하다"고 거듭 밝혔다.

   
  ▲ 엄기영 전 MBC 사장은 지난 2월 8일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의 마지막 퇴근길에서 노조 조합원들에게 "파이팅"을 외쳤다. ⓒMBC 노조  
 

그는 김 이사장이 "(김재철 사장)큰집에 불려가 조인트 맞고 깨진 뒤 좌파 정리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속상했다"고 밝혀 전임 사장으로서의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 'MBC 사태'의 해법에 대해선 그는 "해답이야 기자가 더 알 것"이라며 "(내 입장도)똑같다"고 말했다.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엄 사장은 MBC 관련 기자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그는 일부 질문엔 한숨을 많이 쉬기도 했고, 말을 잇지 못하는 등 최근 MBC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한편, 엄기영 전 사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MBC 본부장 선임 관련 김 이사장의 인사 압박 정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엄기영 전 사장은 지난 2월 보도본부장 선임 당시 "김 이사장이 (해당 기자에게)직접 전화를 해서 '보도본부장 (취임을) 축하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것저것 걸림돌이 많다. (보도본부장)을 나중에 해도 되지 않느냐'고 했다"는 해당 기자의 말을 전했다. MBC 인선 관련 김 이사장의 행보에 대해 그는 "부도덕한 인물"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사퇴 이후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방문진, 존재 이유 망각하고 있다">에서도 "나머지 사람들은 한 번도 MBC에 없던 (방문진 이사)사람들이 (MBC 이사에)누구 들이대서 민다면, 그것은 정치적으로 압력을 받았거나 오해를 충분히 사게 되지 않겠느냐"고 밝혀 MBC 인사의 외부 개입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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