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이른바 ‘회피 연아’라고 불리는 동영상을 유포한 누리꾼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문화부는 지난 8일 “유(인촌) 장관이 마치 성추행을 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동영상을 편집해 올려 명예가 훼손됐다”며 서울 종로경찰서에 동영상 유포 누리꾼을 고소했다. 종로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이에 따라 해당 아이디를 추적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이 동영상은 지난 2일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한국 선수단이 귀국했을 때 유 장관이 김연아 선수의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면서 포옹하려고 하자 김 선수가 피하려 하는 듯한 모습을 담고 있다.

누리꾼 사이에서 '회피 연아'라고 불리는 이 동영상은 지난 2일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선수단이 귀국했을 때 유인촌 장관이 김연아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면서 포옹하려고 하자 김연아가 피하려 하는 듯한 모습을 담고 있는 것으로, KBS가 촬영한 영상을 누리꾼이 편집해 올린 것이다.

   
  ▲ KBS가 촬영한 당시 장면  
 
문화부의 고소에 대해 누리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 정도 희화화와 풍자, 유머는 어느 나라에서건 어느 매체에서건 볼 수 있는 정도”라며 “이건 일종의 공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 네티즌은 “신문 카툰이나 개그 프로그램에서조차 (풍자가) 널리고 널렸는데 공인이 아니고 힘없는 일반인이 했다고 해서 달라질 건 뭐냐”며 “이건 누가봐도 저위에 있는 어떤 분이 자기 자존심 상했다고 해서 지위를 이용해 하부계층의 사람을 억누르려는, 겁주려는 모습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일개 힘없는 국민에겐 고소장을 남발하면서 영토문제가 걸린 중대한 사안에 대한 ‘명백한 오보’에는 그냥 해명 한 마디면 끝나는 거냐”며 “고소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발언과 관련해) 오보 낸 일본 신문사에나 하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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