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한일정상회담에서 당시 후쿠다 일본 총리에게 독도의 다케시마 표기에 대해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 외에 아사히 신문 뿐 아니라 일본의 보수성향 잡지인 '문예춘추(文藝春秋)'에도 유사한 내용이 상세히 보도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채수범·강전호·백은종 등 1886명의 국민소송단 재판 준비서면에 따르면 일본의 월간지 문예춘추는 지난 2008년 9월호 '후쿠다를 덥친 내각개조 공명쇼크(福田を襲う內閣改造 公明ショック)'라는 기사를 통해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 후쿠다 총리에게 '지금은 시기가 나쁘다'고 진력을 다한 말로 간절히 원"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소송단이 번역본이라며 제시한 문예춘추 8월호 기사는 다음과 같다.

"후쿠다(총리)는 헤매고 있었다. 헤매고 있었다고 하기보다는 마음이 변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정상 회담 최종일의 회의의 틈을 타서 마련한 일한수뇌회담에서 해설서에 기술할 방침을 전달한 후쿠다이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시기가 나쁘다'고 진력을 다한 말로 간절히 원하자 결심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 일본 월간지 문예춘추 지난 2008년 9월호.  
 
문예춘추는 이어 후쿠다에 가까운 의원의 입을 빌어 "일한 관계의 장래를 생각하면 여기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6개월 혹은 1년 시기를 늦출 수는 없는가라고 총리는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문예춘추의 보도가 나온 시점은 2008년 9월호(8월중 발행 추정)로 이 대통령이 후쿠다 총리에게 다케시마 표기와 관련해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 시점(같은해 7월15일) 보다 이후이다. 이는 요미우리 보도에 한국의 청와대가 '허위이며 언론플레이'라며 강력 항의한 이후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 발언 보도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지난해 8월 요미우리신문을 상대로 4억1000여 만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국민소송단(대리인 이재명 변호사)은 오는 17일 3차 공판을 앞두고 서울중앙지법 제14민사부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이 같은 문예춘추의 보도내용도 첨부했다. 국민소송단은 이와 함께 일본 아사히신문 2008년 7월15일자와 요미우리신문 당시 원본도 함께 첨부했다.

국민소송단은 "요미우리 외에 아사히신문과 문예춘추의 유사한 보도가 공식적인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이것만으로는 피고의 보도가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허위보도를 했다면 요미우리 뿐 아니라 아사히와 문예춘추 모두 해당된다는 점에서 소송단 측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국민소송단은 준비서면을 통해 요미우리의 보도에 대해 "적시(보도)된 내용은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에 대한 사항으로 너무대 중대한데도 이를 당사자에 확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심도있는 조사도 거치지 않았고, 심각성과 중대성에 비춰 볼 때 취재원의 말만 듣고 보도한 것은 현실적 악의가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소송단은 또 "요미우리가 인터넷 기사를 삭제해놓고도 신문에서는 정정보도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원고들이 권리를 침해당했으므로 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예춘추 9월호 기사의 해당 대목 원문.

福田は迷っていた。「迷っていた」と言うより、「心變わりしていた」と言う方が正確かもしれない。サミット最終日の會議の合間を縫ってセットした日韓首腦會談で、解說書に記述する方針を傳えた福田だが、米國産牛肉の輸入問題で窮地に立つ大統領から「今は時期が惡い」と言葉を盡くして懇願され、決心が搖らいでいたのだ。
「日韓關係の將來を考えれば、ここで大統領に助け船を出すべきではないか。半年か一年、時期をずらすことはできないかと總理は考えたようだ」と福田に近い議員は語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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