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이 자사 콘텐츠의 전국단위 유통을 위해 뉴스포털과의 제휴를 바라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포털에 더 이상 기대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어차피 되지도 않을 일을 기대하는 게 무리라는 것이 하나다. 또 하나는 하이퍼 로컬(지역 밀착)을 목표로 자사 뉴스룸을 혁신해 포털이 아닌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에서 활로를 찾아보라는 것이다.

온라인저널리즘 전문가인 최진순(사진) 한국경제신문 전략기획국 기자(중앙대 겸임교수)는 2일 “지역신문은 뉴스 유통 환경을 고민하기 이전에 뉴스의 하이퍼 로컬화를 선행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지역 뉴스룸의 완고한 구조를 개방적으로 바꾸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신문들이 자사 콘텐츠의 전국단위 유통을 위해 몇 년째 고민을 하고 있지만 포털밖에 없다는 결론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최 기자는 먼저 “포털을 통해 트래픽이 증가하면 지역뉴스 사이트의 광고단가와 광고매출이 상승할까가 문제인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신문을 제외하고는 그런 사례가 없으며, 이는 독자들의 뉴스 소비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 기자는 “결국 지역신문이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성이 돋보이는 매체전략이 관건”이라며 “뉴스 유통을 포털이나 노출도가 높은 플랫폼에서 제공한다는 것으로는 만족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같은 플랫폼이 확장될수록 다른 대체경로로 독자들이 이탈하기에 굳이 웹에 매달리지 말라는 것이다.

최 기자가 든 지역언론 뉴스유통의 대안은 이렇다. 대구의 매일신문과 대구백화점이 제휴해 스마트폰에 매주 가장 많이 판매된 30대 여성 브랜드 정보, 의류관련 뉴스 등을 소개하는 마켓 정보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식이다. 여기에 더해 스타기자를 키우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매체 이름값보다 소속기자의 능력과 소통노력이 현재의 온라인 독자들을 사로잡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최 기자가 한 예로 꼽은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2009대한민국블로그어워드 10대 기자 블로거 중 한 명이다.

   
  ▲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  
 

최 기자는 “결국 온라인 뉴스 환경은 포털을 통한 유통 그 자체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용자들에게 다가서게 만들 것인가로 ‘매개자’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지금도 트위터에서는 경북일보의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기사가 링크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 수익성은 없지만, 어차피 크게 경제적인 도움이 안 되는 판에 매달리지 말고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수익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최 기자는 뉴스유통 구조 등에 있어 국가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인터넷이 들어오면서 뉴스미디어산업의 높은 진입장벽이 붕괴됐고, 제한된 광고물량으로 버티던 신문들 가운데 지역신문이 가장 먼저 손해 보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 기자는 “미디어시장의 양극화가 첨예해 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자 국가개입의 근거도 되는 것”이라며 “시장 논리에만 맡기면 모두 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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