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광고시장에서 인터넷 광고가 신문 광고를 제치고 TV에 이어 제2의 광고 매체로 떠올랐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가 최근 발표한 ‘2009년 일본 광고비’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광고는 7069억 엔을 기록해 6739억 엔에 그친 신문 광고를 따돌리고 두 번째로 큰 광고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신문 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막상 광고시장에서 전통적인 강자였던 신문 광고가 인터넷 광고에 추월당하자 일본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추세가 보여주듯 일본 신문사들은 석간을 폐지하고 신문사간 편집·인쇄·운송의 제휴를 꾀하는 한편, 인터넷판의 유료화와 구독료 인상을 추진하는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신문 가운데에서는 처음으로 오는 23일부터 온라인을 통한 자사의 뉴스 서비스를 유료화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인터넷광고와 신문광고의 역전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일본의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신문 중 처음으로 23일부터 인터넷판을 유료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터넷 광고와 신문 광고의 역전현상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있다. 이번 조사에서 신문광고가 인터넷광고에 뒤쳐진 것은 세계적인 불황과 일본의 디플레이션 상황에 따른 파장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09년 일본의 전체 광고비는 5조9222억 엔으로 전년대비 11.5%나 감소했는데, 이는 1947년 이후 최대의 감소율이다. 광고를 게재하는 21개 업종 중에서 20개 업종에서 광고 출고량이 줄었다.

신문 광고는 2007년 9462억 엔에서 2008년 8276억 엔, 2009년엔 6739억 엔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1위 자리를 고수하긴 했지만 TV광고도 전년대비 10.2%나 감소한 1조7139억 엔에 머물렀다. 라디오는 11.6% 감소한 1370억 엔, 잡지는 25.6%나 하락한 3034억 엔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그나마 인터넷 광고가 2007년 6003억 엔, 2008년 6983억 엔, 2009년 7069억 엔으로 성장세를 계속 이어왔으나 수치에서 보여지듯 성장폭은 둔화됐다.

   
  ▲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가 발표한 '2009년 일본광고비' 자료. 전체 광고비는 5조9222억 엔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TV는 1조7139억 엔, 신문은 6739억 엔, 인터넷은 7069억 엔을 차지했다.  
 
이홍천 일본 추오대 겸임강사는 “인터넷광고가 신문광고를 제치고 제2의 광고매체로 부상했지만 신문광고가 18.6% 감소한 반면 인터넷광고는 1.2% 늘어나는데 그쳤다는 것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광고는 2001년 이후 두 자리 숫자의 성장을 거듭해 2006년에는 잡지광고를 추월했지만 최근 들어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되면서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내용면에서도 검색연동형 광고(8.6%), 모바일 광고(12.9%)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인터넷광고 분야가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며 "이번 경우는 인터넷이 추월했다기 보다는 신문광고의 감소폭이 예상보다 커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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