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쁜날이자 슬픈 날. 김연아 우승 온 국민이 기뻐하는 사이에, 공영방송 MBC가 국민의 손에서 이명박 정권 수중으로 넘어갔다.…MBC가 통째로 이명박 손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우리는 끝내 MBC 지켜내고 탈환해낼 것이다."(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MB정권과 그 주구인 방문진 이사회는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 따는 날에 택일해서 우리를 더 화나게 한다. 야비하고 치사한 택일이다. 김연아 선수가 세계 신기록으로 새로운 역사를 이룬 그날 이 땅에서는 언론장악 편법·불법의 신기록 세우면서 언론장악을 완료했다고 검은 미소 짓고 있을지 모르겠다"(전병헌 민주당 문방위 간사)

"어제(25일)가 이명박 정권 출범 2주년이었는데, 그 기념을 MBC 사장 갈아치우기로 떼우려 한다. 역주행 2년의 완결편이 MBC 사장 갈아치우기다. 용납할 수 없다."(정세균 민주당 대표)

"김재철 새 사장이 사옥에 들어오는 순간 우리가 어떻게 싸울지 보게 될 것이다. 이 나라 민주주의의 싹을 다시 키우고 역사적인 봄이 올 것이다."(이근행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

26일 MBC 새 사장에 김재철 청주MBC 사장이 선임되면서 언론계·정치권·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한데 모여 이명박 정권 2년을 맞아 단행된 MBC 사장 교체에 대해 성토했다.

   
  ▲ 야5당, 시민사회 단체가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앞에서 '공영방송 MBC 지키기 시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앞에서 열린 '공영방송 MBC 지키기 시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에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송영호 창조한국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김성훈 민주노총 위원장, 김영호 미디어행동 대표, 김서중 민교협 의장, 전병헌 민주당 문방위 간사,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변희숙 청년연대 대표, 김성균 언소주 대표, 정동익 동아투위 위원장, 양성윤 공무원노조 위원장,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 장세환 민주당 의원, 정연욱 민언련 대표, 권영길 민노당 의원, 이재명 한국기술인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연아로 기쁜날 MBC는 정권 수중에"

이날은 특히 김연아 선수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 출전 사상 피켜 스케이팅에서 처음 금메달을 따낸 날이어서 같은 날 현 정부가 MBC의 새 사장을 앉혔다는 점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오늘은 기쁜날이자 슬픈 날"이라고 평가했다. 노 대표는 "김연아 선수의 우승으로 온 국민이 기뻐하는 사이, 공영방송 MBC가 국민의 손에서 이명박 정권 수중으로 넘어갔다"고 탄식했다.

노 대표는 "지난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된 며칠 뒤 MBC 로비에서 열린 집회에서 MB가 당선됐기 때문에 제일 먼저 'MBC가 위험하다'는 말이 있었다"며 "박정희가 쿠데타 일으키면서 제일먼저 남산 KBS로 달려가 라디오를 점령했듯, 현 정부는 KBS YTN에 이어 MBC 장악했다"고 지적했다. 노 대표는 "MBC는 국영방송이 아닌 공영방송이며, 어느 정권에서도 그 수중에 놀아나도록 허락한 적 없다"며 "우리는 끝내 MBC 지켜내고 탈환해낼 것이며 이제부터는 행동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천호선 서울시당 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국민참여당 당원들이 MBC를 주제로 한 현수막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전병헌 민주당 문방위 간사도 "MB정권과 그 주구인 방문진 이사회는 김연아가 금메달 따는 날을 택해 MBC 사장 선임을 해서 우리를 더 화나게 한다, 야비하고 치사한 택일"이라며 "김연아 선수가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역사를 이운 그날 대한민국의 이 땅에서는 편법 불법으로 언론장악의 신기록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야비한 방문진, MBC 청문회 추진할 것"

   
  ▲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맨왼쪽),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등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전 의원은 현 정부가 KBS YTN에 이어 MBC 사장까지 교체한 것을 두고 "방송장악이 끝났다고 착각한다면 참으로 커다란 오산이며 국민과 언론인 정치권의 저항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라며 향후 △국회에서 MBC 청문회 추진 △MBC 공권력 투입 대비 국회의원 5분 대기조 편성 △민주당 내 MBC 사수를 위한 의원 연석조직 설치 △야5당 시민사회 연석 MBC 사수 공동투쟁기구 구성 등의 계획을 밝혔다.

전 의원은 "정당과 시민사회 등이 뭉쳐서 MBC를 사수하고, 설령 사장이 편법 교체되더라도 MBC의 가족과 그 정신은 장악되지 않고 끝까지 항전할 것이라믄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최근 현 정부의 민주노동당에 대한 탄압과 보수언론의 행태를 들어 "이 정권이 KBS YTN 탄압하고 마지막 국민 방파제인 MBC를 장악하고 이용하려 하는 것 보면 앞으로 국민들을 향해 얼마나 못된 짓을 할지 걱정된다"며 "도둑이 제발 저리는 것이 아니고, 당당하다면 왜 언론의 입을 막고 국민의 입과 귀를 가리느냐"고 비판했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MBC도 KBS와 비슷한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MBC가 몰락하면 MBC 하나가 몰락하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가 몰락하는 것인 만큼 온 국민이 MBC를 지키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온 국민이 MBC 지키는데 힘을 모아 호소드린다"고 촉구했다.

"KBS SBS YTN 기자들 어디갔나"

   
  ▲ 언소주의 한 회원이 MBC 지지 선언을 하는 모습. 이치열 기자 truth710@  
 

송영호 창조한국당 대표는 "이태리 베를루스쿠니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재벌언론만을 장악했지 다른 언론과 국민을 장악하지는 못했다"며 "30년 전 신군부가 주인행사한 우리는 30년 후인 오늘 정권이 언론의 주인이 되려한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이를 막아내기 위해선 MBC 낙하산을 막아내고 6월선거 때 승리해서 국정기조를 바꾸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는 "국민의 MBC요, 민주주의 MBC요 우리의 미래인 MBC가 무너지면 민주주의 무너지고 나라가 무너지고 국민이 무너지고 만다"며 "온 국민의 힘으로 MBC를 지켜나가자"고 촉구했다.

다른 언론의 무관심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는 "KBS와 SBS, YTN 노동자는 뭘하고 있느냐"며 "KBS는 여기 취재도 오지 않았느냐. 이제는 마지막 경고다. KBS SBS YTN 제대로 보도하지 않으면 MBC 사수투쟁과 함께 이들에 대한 규탄투쟁도 함께 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구성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싸워 나가라는 당부도 있었다. 김서중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의장은 "MBC 구성원의 역할과 현재의 의지를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총파업 찬성률 75%가 뭐냐, 100%는 나와야 하지 않느냐. 부끄러워하고 마지막까지 힘써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끝내 MBC 탈환하고 MB 정권 붕괴되는 장소로 만들 것"

향후 투쟁을 이끌어갈 언론계 대표들은 반드시 MBC를 사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오랫동안 준비하고 기다려왔으며, 피할 길도 돌아갈 길도 없다"며 "바로 이 자리가 MB정권이 붕괴되고 분쇄되는 장소라는 것을 국민들게 분명히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엄기영 사장이 강제축출된 이후 17일째 출근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새 사장을 선임된 김재철씨가 MBC 사옥에 들어오는 순간 우리가 어떻게 싸워나가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싹을 키우고, 진정한 새 봄을 맞이하도록 할 것"이라며 "인간사회의 자유와 진보를 이루려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경험을 했다. 빼앗긴 것을 찾아오는 밑거름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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