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최종 후보자들이 사장으로 선임되면 인적 쇄신이나 등 시사 프로그램 개편·폐지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혀 파문이 예고된다. 이들은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라는 노조의 입장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어, 노조와의 갈등도 예상되고 있다.

구영회 MBC 미술센터 사장은 25일 미디어오늘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제일 큰 포인트를 인적쇄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모든 문제를 풀고 모든 일을 해나가는 것의 동력과 주체가 사람으로 귀착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재적소에 역량 있는 인재들을 포진을 해서 가다보면 문제가 많이 해결되고 좋은 경쟁력이 발휘되지 않을까"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인적 쇄신 대상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구영회 사장은 등의 개편 등을 묻자 "(인터뷰)그만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구 사장은 지난 21일 통화에선 "보도·제작 쪽은 차차 얘기하도록 합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구영회 사장은 '낙하산 사장'이라는 노조의 지적에 대해 "하루도 MBC를 떠나지 않고 줄곧 33년 묵묵히 성실히 살고 온 사람이 과연 낙하산일까"라고 되물었다. 현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그는 "제가 감히 (사장이)되지도 않은 입장에서 평가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이치열 기자 truth710@  
 

박명규 전 MBC 아카데미 사장은 25일 전화인터뷰에서 '사장 선임시 가장 주력할 일'을 묻자 " <100분토론> <무한도전> 등이 편파적인 방송"이라며 "(MBC가)공정성을 잃었기 때문에 공정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명규 사장은 등 시사 프로그램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고, (이 프로그램들이) 많은 걱정을 끼치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편과 폐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면 고쳐 쓰려고 한다. 고쳐 쓰다 안 되면 버리게 된다. 실익이 없다면 버리게 되는 것"이라고 밝혀 폐지까지 염두에 뒀다.

박명규 사장은 '낙하산 사장', '정권의 꼭두각시 사장'이라는 노조 지적에 "꼭두각시와 저는 안 맞는다. 낙하산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그는 노조를 겨냥해 "그렇게 얘기하면 노조가 자기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방문진 이사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노조에 대해 "도둑이 순경보고 뭐라고 하면 안 된다"며 노조를 '도둑'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한편,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은 25일 수 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청주 MBC 사장실 관계자는 "서울 본사일 때문에 며칠 전부터 서울 가셨고, (저 역시도) 전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화 인터뷰는 후보자들 3명에게 공통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구영회 사장은 일부 질문에 박명규 전 사장은 전체 질문에 응답했다. 구 사장이 일부 질문에만 답해 지난 21일 전화통화 내용도 인터뷰에 포함시켰다.

   
  ▲ 구영회 MBC 사장 최종 후보자.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구영회 MBC 사장 후보자 인터뷰

- MBC 사장 공모에 나선 이유는?(21일)
"제가 금년에 MBC 33년째다. 1978년에 입사해 다른 직장을 다녀본 적도 없고 대학 졸업 직전에 입사해 여지껏 몸을 담고 있다. 제 인생 자체가 MBC와 그대로 똑같다. 회사가 내부적으로도 어렵고 바깥 환경도 어렵고 새로운 리더십을 찾고 있는 과정이다. 제가 특별히 회사에서 모나게 산 바도 없고 나름대로 성과를 보여주면서 성실히 살아온 입장이다.

얼마 전에 엄기영 사장이 떠나갔지만 MBC에서 전체 그룹을 리드할 만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흔하지 않은 것 같다. 33년 달려왔으니 등산에 비유하면 하산 아니겠나. 마지막 열정을 다해 어려운 회사에 보탬이 되겠다. 33년을 (MBC에서)살다보니 '이런 것은 바꾸면 좋을 듯하구나'는 것은 눈에 보인다."

- MBC 사장이 된다면, 1년 간 가장 주력할 일은?
"회사가 알다시피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하루 빨리 안정을 되찾아서 치열한 미디어 생존 경쟁 속에서 생존 방안을 잘 모색해야겠다. KBS, SBS가 순조롭게 잘 항진하고 있는데 유독 MBC만 내부 문제로 발걸음이 더딘 것 같아 안타깝다. MBC를 빨리 잘 추 스르고 평상시로 돌아가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저는 제일 큰 포인트를 인적쇄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든 문제를 풀고 모든 일을 해나가는 것의 동력과 주체가 사람으로 귀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적재적소에 역량 있는 인재들을 포진을 해서 가다보면 문제가 많이 해결되고 좋은 경쟁력이 발휘되지 않을까."

- 인적 쇄신이 안 되는 부분은 어디인가.
"거기까지만 (얘기)하자. (사장 후보)면접장에서도 얘기 안 한 것이다. 기자들에게 얘기를 할 시점이 못 된다."

- MBC 노조는 '누가 와도 정권의 낙하산'이라며 사장 선임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데, '낙하산 사장'이라는 주장에 어떻게 생각하나.
"대화를 서로 하다보면 이해를 넓힐 기회 있을 것이다. 하루도 MBC를 떠나지 않고 줄곧 33년 묵묵히 성실히 살고 온 사람이 과연 낙하산일까."

- 방송문화진흥회가 MBC의 독립성과 경영 자율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 방문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제가 감히 (사장이)되지도 않은 입장에서 평가할 수 없다."

- 사장이 되더라도 결국 정권과 방문진의 '꼭두각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것들은 사장이 된 다음 얘기다. 인연이 닿을 때 모든 것을 새로운 국면 속에서 헤쳐나가야 한다."

- 보도·제작 부분에 대한 계획은?(21일)
"보도 제작 쪽은 차차 얘기하도록 합시다."

- 등 시사프로그램의 개편·폐지 등 권력 비판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순치'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인터뷰)그만 하겠다."

박명규 MBC 사장 후보자 인터뷰

- MBC 사장이 된다면, 1년 간 가장 주력할 일은?
"(MBC가)공정성을 잃었기 때문에 공정성을 회복할 것이다. 신뢰를 회복할 것이다. 방송의 왜곡·편파가 지적 됐다. <100분토론> <무한도전> 등에서 편파적인 방송이라는 것이다."

- MBC 노조는 '누가 와도 정권의 낙하산'이라며 사장 선임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데, '낙하산 사장'이라는 주장에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얘기하면 노조가 자기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저는 낙하산과 관계없다."

- 방송문화진흥회가 MBC의 독립성과 경영 자율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 방문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방문진이 '잘했다, 못했다' (말하기)전에 방송의 잘못된 것을 먼저 지적하는 게 옳다."

- 노조는 김우룡 이사장 등 여당 추천 이사들을 '공영방송 5적'이라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옳지 않다. 노조는 그렇게 얘기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순경이 도둑·깡패를 제압 못할 경우 시민이 순경에게 뭐라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도둑이 순경보고 뭐라고 하면 안 된다. (시민이)지도를 '잘했소, 못했소'라고 (지적)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노조가 잘잘못을 얘기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

- 사장이 되더라도 결국 정권과 방문진의 '꼭두각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일반화할 수 없다. 그런 것은 맞지 않다. 노조가 잘못했으면 노조 잘못 얘기하고 다른 분이 잘못했으면 다른 분이 잘못했다고 하는 게 옳은 것이다. (임기가)1년 밖에 안 되는데 꼭두각시 되겠나.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고 올바르게 해야 사회가 조용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꼭두각시와 저는 안 맞는다. 낙하산도 없다."

- 사장이 된다면 현재 임명된 보도·TV 제작본부장의 인선을 다시 할 것인가.
"제가 (사장이)되지 않아 생각해본바 없다. 거기까지 (질문이)가는 것은 앞질러 가는 것이다. (황희만·윤혁 본부장에 대해)평할 입장은 아니다."

- 현 본부장과 함께 일할 수도 있는 것인가.
"저의 기본 입장은 합리주의다. 둘째로는 치열하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제일 큰 공동체인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 등 시사프로그램의 개편·폐지 등 권력 비판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순치'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고, (프로그램들이) 많은 걱정을 끼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 개편이나 폐지를 한다는 것인가?
"예를 들면,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면 고쳐 쓰려고 한다. 고쳐 쓰다 안 되면 버리게 된다. 실익이 없다면 버리게 되는 것이다. 저는 지극히 합리적인 사람이다."

- MBC 뉴스 역시 정권에 대한 '홍보 방송'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그건 해서도 안 되고 하기도 어렵다.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정권을 도와주는 것이다."

- 현재 MBC 뉴스에 대해 평가하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으면 한다."

- 노조의 총파업에 대한 입장은?
"사람들이 생각이 다 다르다. 다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 총파업시 처벌을 고려하나?
"사장이 아니기 때문에 (질문이)앞질러 가는 것이다. 갈등이 있을 때 갈등을 푸는 룰이 있다. 첫째는 대화다. 대화가 안 되면 처리하는 절차가 있다. 회의도 하고 대화를 공식적으로 하는 절차가 있다. 차례대로 풀어가는 것이다."

- 양측이 풀기 어렵다면?
"대화하면 이해 될 것이다.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노조 못 살게 구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노조도 (회사를)잘 되게 하자는 것이다."

- 얼마 전 박명규 사장은 우파단체의 'MBC 사장 후보 공개검증대회'에 참석했다. 급진적인 우익 성향의 정치색을 보이는 것 아닌가. 
"이 단체는 우익이 아니다. 사람이 잘 모르고 있다. 보수도 아니다. 바른 방송을 만들자는 것이다. 공정한 방송을 만들자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애국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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