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회 미디어법 강행처리 과정에서 의원직을 던졌던 천정배 최문순 장세환 의원이 17일 소속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하며 공식 복귀했다. 이들 세 의원은 유감을 표명했으나, 한나라당 의원이 복귀를 용납할 수 없다고 해 소란이 일었다.

고흥길 위원장은 임시회 개의 직후 세 의원을 향해 "환영한다"며 복귀사를 권했다. 이에 천 의원은 "저로서는 빈손으로 돌아왔다"며 "언론악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어 "문방위 업무에 대해서도 새로운 각오로, 초선의원처럼 더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장 의원은 "고 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선배동료의원들이 뜨거운 동료애를 보여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다"면서도, "이 자리에서 사태 원인을 따져보는 건 부적절한 일이나 어쨌든 그런 일이 빚어진 점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명박정권이 들어서면서 국민여론이나 야당의견을 제치고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는 듯해서 이런 일이 있지 않았나 한다"며 "대화가 통하는 정치가 복원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 천정배 장세환 최문순 민주당 의원(왼쪽부터). 이치열 기자 truth710@  
 
최 의원은 "그동안 걱정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감사한다"며 "이유가 어찌됐든 국회의원이 국회를 떠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우리의 바람은 소박하다"며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회가 운영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성윤환 한나라당 의원은 이들 세 의원의 신상발언 이후 자리에 참석해 세 의원의 복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신상발언을 했다. 성 의원은 "세 분 모두 존경하는 의원들이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며 "사퇴서가 수리 안 되면 민주당 탈당하면 되는데 진정으로 사퇴할 의사가 있었나"라고 물었다. 성 의원은 "사퇴소동은 정치적 쇼였다는 말인가. 사퇴의사를 왜 번복하고 이 자리에 앉아있나"라고 지적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앞서 최 의원은 국회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지난해 7월23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고, 천 의원은 그 이튿날 의원직을 던졌다. 장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처리과정의 위법성을 인정하고서도 표결 무효 요청을 기각하자 그해 10월29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들의 원외투쟁이 계속되자 야당 의원 등 주변에서는 원내 복귀를 통해 미디어법 재논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권유가 이어졌고, 이들은 지난달 10일 원내에 복귀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