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 공모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김명준 미디액트 소장은 “미디액트는 현 정부 체제에서조차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적이 없다”며 “언론에서는 영상미디어센터가 진보에서 보수로 넘어갔다고 말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합리적인 것에서 비합리적인 것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액트의 8년간 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심사과정을 거치면서 미디액트를 배제하기 위한 공모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을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미디액트에서 만났다.

- 영화진흥위원회가 공모제를 시행하기로 한 건 언젠가.
“공모 얘기가 나온 건 지난해 초 강한섭 위원장 때다. 당시 미디액트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로부터 잘하고 있어 신경 안 써도 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공모제의 근거는 다만 그간 지정위탁이었으니 공모제로 사업자 선정 방법을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그때도 문제를 제기했으며 반대가 커 공모제가 시행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조희문 위원장이 오면서 다시 공모제 얘기가 나왔다. 소통이고 뭐고 우리로서는 선택 방법이 없었다.”

   
  ▲ 이치열 기자  
 
- 미디액트에 대한 평가는 어땠나.
“진보-보수 성향을 떠나 정부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던 곳이 바로 미디액트다. 지난해 감사를 벌여 이틀동안 미디액트를 다 뒤지고도 ‘잘하고 계시네요’하고 돌아갔다. 그런 우리를 쫓아내고 검증 안 된 듣보잡 단체가 새 사업자로 선정됐다. 공모제 근거가 있으려면 우리가 하는 사업의 문제나 변화의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 현재의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

- 공모제를 반대하면서도 참여했던 이유는.
“미디액트 운영자 중에는 공모제 문제제기를 하면서 계속 싸우자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합법적으로 미디액트를 넘겨주고 사업을 할 수 없게 될 것 같아  영상미디어센터에 걸맞은 법인 한국영상미디어교육협회를 만들어 공모에 참여한 것이다.”

- 심사과정은 어땠나.
“심사에 들어갔는데 첫 질문이 ‘보고서 준비 잘하시고 발표도 잘하셨다. 그럼 잘못한 것 3가지만 말씀해주세요’였다. 두 번째 질문은 한독협의 사무실 위치를 묻더라. 심사위원장은 몇 번이나 심사위원들에게 ‘질문 없으세요?’라고 물었다. 심사를 받으면서 ‘이분들은 심사에 관심이 없구나’ 생각이 들었다.”

- 독립영화진영까지 진보 색채를 빼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언론에서는 영상미디어센터가 진보에서 보수로 넘어갔다고 말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합리적인 것에서 비합리적인 것으로 넘어간 것이다. 정치적 의도인지, 자기 이익집단을 챙겨주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합리적인 것을 무시하고 강행했다는 점이다.”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미디액트  사이트 게시판에는 이용자들의 분노가 쏟아진다. 해외에서도 국제적인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영진위는 굉장한 이미지 타격을 받을 것이다. 수많은 시민에게 상처주고 뭐하자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영진위가 왜 이렇게 무모한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 문제는 단체 하나 지원하고 안 하고 문제가 아니다. 계속 다양한 형태의 항의가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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