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5부(김성곤 부장판사)는 26일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왜곡보도로 시청자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입혔다"며 국민소송인단 1200여명이 MBC와 조능희·송일준 PD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등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형사 판결에 이어 민사까지 무죄판결이 난 셈이다.

이날 아침신문에선 MBC와 KBS의 명암이 엇갈렸다. 공영방송 KBS가 미국산 쇠고기를 일방홍보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될 전망이다. 경향은 "관제방송 KBS"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놓였다. 이 가운데 수신료 인상이 올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빵꾸똥꾸' 논란에 대해 <지붕뚫고 하이킥> 김병욱 PD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권까지 빵꾸똥꾸 논란…우리 사회 병증 심각"이라고 지적한 것도 눈길을 끈다.

다음은 27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약자 외면한 노동운동 죽은 것">
국민일보 <아프리카서 열고, 남미서 펼친다…자원확보 24시>
동아일보 <전교조 위원장 민노당 투표 참여>
서울신문 <북, 서해 NLL 항행금지>
세계일보 <2011학년 외고·국제고 입시/영어내신·면접으로 뽑는다>
조선일보 <"국제형사재판소에 고발">
중앙일보
한겨레 <보훈처도 '1984년 건국' 제동>
한국일보 <외고·국제고 올해부터 영어내신·면접만 본다>

   
  ▲ 1월27일자 경향신문 28면.  
 

경향은 1면 기사에서 "2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KBS는 지난해 12월26일 「과학카페」를 통해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과 맛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농식품부의 협찬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향은 "농식품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MBC PD수첩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당사자인데다 당시 사건공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때여서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며 "국민의 방송을 다짐하며 수신료 인상에 열을 올리고 있는 KBS가 정부 예산으로 수입육 판매상이나 외국육류협회에서 해야 할 판촉광고를 대신해줬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경향에 따르면, 9분30초 분량의 이 프로그램은 수입 쇠고기 검역 과정과 레스토랑에서 외국산 쇠고기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수입 쇠고기는 철저한 검역 과정을 거친 안전한 쇠고기만 수입된다"는 정부 논리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또 해당 프로그램은 농식품부가 KBS 외주제작업체에 '수입 쇠고기의 철저한 검역 과정을 다뤄달라'고 먼저 요청해 제작이 이뤄졌으며, 검찰이 제작진에 징역 2~3년형을 구형한 지 5일 뒤 방영됐다.

경향은 28면 기사<수입업자 홍보 나선 ‘관제방송 KBS’>에서 "KBS가 농림수산식품부의 협찬으로 수입쇠고기 안전성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광고성 프로그램을 편성한 사실은 공영방송으로서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KBS가 친(親)정부 논리라면 쇠고기 수입업자의 이익도 대변할 수 있는 ‘관제방송’으로 전락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은 또 "MBC와 동일한 ‘공정성’과 ‘균형’의 잣대를 적용한다면 수입쇠고기 안전성에 대해 한쪽에만 유리한 사실과 인터뷰를 진행한 KBS 쇠고기 검역 프로그램은 당연히 징계대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밝혔다.

MBC 논란도 일부 신문에서 다른 분위기로 다뤄졌다. 동아는 지난 26일 방송한 을 문제 삼았다.

   
  ▲ 1월27일자 조선일보 4면.  
 

동아는 2면 기사에서 "서울중앙지검 측은 '항소심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유재산도 아닌 전파를 통해 일방적 주장을 방송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방송 내용도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반박"하는 내용을 기사화 했다. 또 <배심원도 PD수첩을 무죄라고 했을까>에서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 의원의 칼럼을 싣기도 했다.

조선일보도 4면 기사에서 <"나라 뒤집어 놓더니…재방송까지 하나">며 호통을 쳤다. 조선은 "농식품부 관계자는 '왜곡·과장 방송으로 대한민국을 마비시켜놓고 1심 승소라는 것을 빌미로 또 재방송한 것 아니냐'며 'PD수첩 제작진의 뻔뻔함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 1월27일자 한겨레 18면.  
 

반면, 한겨레는 논란 이후 방송인들의 '자기검열'이 많아졌다는데 주목했다. 한겨레는 18면 기사에서 "문화방송 PD수첩 역시 위축 효과의 예외가 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겨레에 따르면, 의 한 피디는 이를 "공포와 침묵"으로 요약했다. "권력 비판에 대한 동력이 떨어지고 프로그램 폐지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수준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곽병찬 한겨레 논설위원은 칼럼 <우리 곁의 좀비들>에서 "더 잔인한 것은 권력과 계약한 경우다. 승진의 노예가 되어 공익의 대표자로서의 책무를 내팽겨진 검찰, 종편 등 이권의 노예가 되어 언론이기를 포기한 수구매체들. 권력의 노예가 되어 국민과의 약속을 일쑤 뒤집는 정치인이 그들"이라고 논평했다.

장행훈 전 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은 경향신문 칼럼<보수언론은 매카시즘의 아바타인가>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언론자유를 옹호해야 할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다 권력의 공격 대상이 된, 같은 언론을 성원하기는커녕 권력 편에 서서 이들을 단죄하는 태도를 보면 매카시즘의 아바타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러한 언론을 우리가 언론학에서 배운 언론으로 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논평했다.

   
  ▲ 1월27일자 경향신문 28면.  
 

이밖에 언론뉴스로, 경향은 28면 기사<수신료 인상 하반기로 미뤄지나>에서 "4월 임시국회 처리설이 강하게 제기되던 KBS의 수신료 인상이 난기류에 휩싸이면서 하반기로 늦춰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며 "수신료 인상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대여론 고조와 6월 지방선거, 세종시 갈등에 따른 여권 분열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라고 전했다. KBS 이사회는 27일로 예정됐던 수신료 인상 관련 보고를 일단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 8면 기사<수능 출제위원에 EBS 강사 참여할 듯>에서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EBS 수능 강의 강사가 수능 시험 출제위원으로 참여할 전망"이라며 "이는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수능의 EBS 반영 비율을 현재 30% 수준에서 70% 정도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힌 데 대한 후속 조치의 하나"이라고 밝혔다.

   
  ▲ 1월27일자 경향신문 24면.  
 

경향은 24면 기사<"정치권까지 빵꾸똥꾸 논란…우리 사회 병증 심각">에서 김병욱 PD(50)를 인터뷰했다. 빵꾸똥꾸에 대한 김 PD의 일갈이다.

"정치적 논란에 대해 제가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지만, 어쨌든 답답하긴 해요. 전 정치의식도 별로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이 문제를 놓고 좌우니, 진보·보수니 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병증이 정말 심각하다는 걸 느꼈어요. 영화 <모던 타임스>에서 찰리 채플린이 땅에 떨어진 붉은 깃발을 주워 흔들었다는 이유로 시위 주모자로 오인받던 장면이 생각나더군요. 사실 빵꾸똥꾸 이 말은 제가 어릴 때 동생에게 장난삼아 많이 썼던 말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