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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공부의 신> 학원재벌 홍보 우려
KBS <공부의 신> 학원재벌 홍보 우려
대성N스쿨 등에서 11억 협찬…"김대성 교수가 출제" 간접광고도

월화 드라마 시청률에서 3회 째 만에 20%를 웃도는 고속성장을 달리고 있는 KBS 드라마 <공부의 신>이 특정 학원재벌의 홍보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는 내부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19일 KBS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드라마 제작에 대성N스쿨 2억 원, 아이비클럽 1억9000만 원, 깜빡이영어 1억3000만 원 등 6개 업체로부터 모두 11억200만 원의 협찬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성N스쿨의 경우 협찬조건은 프로그램 말미에 자막을 고지하는 것으로 KBS 2TV 본방송 자막고지 16회, 재방송 16회, 케이블TV(KBS드라마) 16회로 돼 있다. 드라마 제작은 중앙일보 자회사 일간스포츠가 100% 출자한 '드라마 하우스'가 맡았다.

   
  ▲ 대성N스쿨 홈페이지.  
 
   
  ▲ 대성N스쿨 홈페이지.  
 
그러나 <공부의 신>에는 방송 중간중간에 대성N스쿨의 간접광고가 노출돼 계약조건 이외의 내용이 방송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4회) 방송에서 초빙 수학선생 차기봉(변희봉)은 열흘간의 합숙 이후 홍찬두(이현우) 학생의 수학평가시험 문제지를 보고 "김대성 선생이 출제했구만"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통상 고3 대상 수능 모의고사 출제기관 가운데 대성학력평가연구소도 포함돼 있고, 이 기관은 대성N스쿨과 관계사이다.

<공부의 신>에서는 1회때 길풀잎(고아성)의 가방에 '대성'이라는 말을 뺀 엔스쿨 로고가 있고, 2회엔 황백현(유승호)가 공부하는 학원 뒷배경에 엔스쿨 로고가 잡혔다. 대성N스쿨은 홈페이지에서 '대성N스쿨 어디어디 숨었나? 도전! 대성N스쿨을 찾아라'는 이벤트를 통해 <공부의 신>에 대성N스쿨 로고가 어디있는지 찾아보내면 경품을 제공한다고 했다. 또한 대성N스쿨은 <공부의 신> 천하대 특별반이 풀던 문제가 바로 대성N스쿨이 전수한 공부 비법이라고도 밝혔다.

실제로 대성N스쿨측은 협찬비 뿐 아니라 드라마에 콘텐츠 지원도 맡고 있다고 했다. 드라마 4회에 차기봉 선생이 "차기봉이 자랑하는 수학 스피드마스터의 비책"이라고 말하는 장면 등이 나오는데 차기봉 선생이 칠판에 판서할 때 대역은 대선N스쿨 직영학원인 대성마이맥 원장들이 맡는다.

대성N스쿨은 새학기를 앞두고 현재 홈페이지는 거의 '공부의 신'으로 도배돼있을 정도다. 노한선 대성N스쿨 마케팅팀장은 19일 "우리 학원의 로고가 노출되고 있지만 보람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가르치는 것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는 것"이라며 "우리가 동참하기로 했을 땐 대본도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 KBS 드라마 <공부의 신> 출연자들. ⓒKBS  
 
최성원 KBS 노동조합 공정방송실장은 "협찬비를 투자한 학원재벌의 로고가 간접광고 형태로 방송되는 것은 공교육 활성화를 추구해야할 공영방송에서 매우 부적합하다"며 "더구나 드라마의 캐릭터와 주요내용 일부가 이미 해당 학원재벌의 홍보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방위를 통해 제작사와 협찬사 사이에 어떤 별도의 계약이 있었는지, 어떻게 이 드라마를 하게 됐는지 등에 대해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드라마에서처럼 특정 대학을 목표로 특별반을 만들어 1년 만에 가도록 한다는 건 현실에서 존재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며 "더구나 학교라는 공간이 다양한 가치를 지향하는 학생들을 안내하고 지원해줘야 함에도 오직 목표를 특정대학 진학으로 한정하는 것은 다양한 가치를 사장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엄 대변인은 "대학 입시철이 끝났으니 온갖 사교육업체의 기숙학원 등의 광고가 넘쳐나는데 수험생에게 '공교육으로는 안되겠구나'라는 인식을 심화시킬 수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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