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감시활동이나 미디어 비평양상은 나라마다 다양하지만 크게는 시민참여 방식으로 활발하고 다양한 감시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미국과 미디어 상호간의 비평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유럽으로 대별된다.

미국의 경우 전국 단위의 미디어 감시 시민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것은 물론 언론과 관련된 쟁점이 발생할 때마다 각 주및 카운티(county) 단위의 ‘모임’이 꾸려지기도 한다.

반면 유럽에서는 이같은 시민단체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미디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미국보다 덜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디어 비평 차원에서는 미국보다 유럽이 ‘한 수 위’라는 평가도 있다. 미국의 언론감시 단체들이 맡고 있는 역할은 각종 시민단체 및 노조등 이익단체, 그리고 이념적 차이가 분명한 정당등 각 정파가 일반 신문시장에 내놓은 색깔이 분명한 ‘신문’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차이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들 나라의 서로 다른 언론환경에서 찾아지기도 한다.

미국 언론의 경우 상업주의적 시장원리가 지배하고 있는데다 언론 매체간의 이념적 스펙트럼의 골이 크지 않은 반면 유럽은 극좌에서 극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과 입장의 매체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그 한 요인으로 꼽힌다.

상업방송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돼온 공영방송 중심의 유럽 방송구조도 언론에 대한 수용자의 대응이 다른 이유중 하나이다.

미국과 유럽 언론 환경의 이같은 차이는 곧바로 수용자들의 언론에 대한 대응및 견제에 대한 참여방식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언론 감시활동에 대한 ‘참여’가 언론수용자 운동의 중심을 이룬다면 유럽의 경우 직접적인 ‘매체발행’과 이념적 스펙트럼이 보다 분명한 다양한 매체에 대한 ‘선택’이라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거대 언론기업간의 통합 및 ‘미디어 재벌’ 머독의 신문기업등 다국적 언론기업의 세확장은 유럽 언론환경에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의 정론지들이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작은 매체’들의 생존이 어려워지면서 유럽의 언론 수용자들에게도 새로운 대안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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