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1일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자 지역일간지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세종시 입주 대기업 특혜라는, ‘세종시 블랙홀’에 따른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논조를 보인 경기지역 일간지가 비판 대열에 합세한 반면, 대전충남일간지는 대기업들의 줄 잇는 입주 움직임에 원안 고수를 주장하던 모습에서 방향 선회가 엿보인다.

이들 신문의 반응은 12일자 1면 머리기사만 일별해도 알 수 있다. 국제신문 <국제산업물류도시ㆍ명지지구 타격 / 지역사업도 세종시 수준 지원하라”>, 대구일보 <“공들였는데 다 잃고 빈껍데기만” / 세종시 발표…대구 경북, ‘지역 역차별’ 실망>, 영남일보 <“대구경북 배려 완전히 빠졌다”>, 광주일보 <세종시 결국은 블랙홀>, 무등일보 < ‘세종시 수정안’ 거센 후폭풍>, 전북도민일보 <세종시 수정안, 새만금 타격>, 경기신문 <세종시 수정안 확정, 도내 산업기반 붕괴 우려감>, 강원도민일보 <‘세종시 수정안’→도 역점사업 ‘닮은꼴’> 등이다. 이날 석간인 매일신문은 <정부 공약 ‘5+2 경제권’ 공약(空約) 만드나>, 부산일보는 <부산 국비사업 세종시 불똥 연쇄 차질 불가피>를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이들 신문의 격앙된 반응은 사설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영남일보는 12일자 사설 <차라리 지역균형발전을 포기하라>에서 “정부는 아예 지역균형발전을 포기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대구경북에도 세종시에 준하는 파격적인 발전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일보도 사설 <지역 미래에 찬물 끼얹는 세종시 수정안>에서 “세종시 수정안은 특정 지역 민심만을 어우르고 지방의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앞선 11일 매일신문은 사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에서 “대구경북이 유치에 심혈을 기울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세종시로 감에 따라 지역발전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다. 15년 만에 이 지역과 연고를 지닌 정권이 탄생했다고 좋아했건만 느닷없이 세종시 암초가 나타나 지역 발전이 퇴보할지도 모를 위기에 처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부산일보도 같은 날 사설 <충청 못지 않게 각 지역 민심도 챙겨야>에서 “벌써부터 지역에선 경기도 등의 반발을 감안해 세종시 수정이 앞으로 수도권 규제완화로 연결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며 “지역에선 여전히 세종시 수정은 ‘서울중심주의자’들의 생각이 반영된 정책으로 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충청권 일간지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다. 충북에 기반한 일간지들은 “충북도 직격탄을 맞았다”며 반발하고, 대전에 기반한 대전투데이는 1면 머리기사를 <MB 세종시 버렸다>로 뽑았다. 12일자 충청권 일간지 1면 하단에는 세종시정부지원협의회 명의의 ‘세종시, 명품도시로 다시 태어 납니다’ 광고가 실리기도 했지만, 지면은 이와 상관없었다.

충청투데이는 사설 <세종시 수정안 정국 ‘블랙홀’ 되나>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단순 신도시 개념으로 생각하면 명품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춘 훌륭한 계획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면서도 “그러나 수도권 기능 분산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 보면 문제는 달라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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