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칼리파의 시공을 총괄한 삼성물산이 개장식에 초청조차 받지 못했다는 기사가 삭제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5일 온라인 기사로 "세계적 초고층 빌딩 짓고도 푸대접… 삼성물산 속앓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삼성물산이 버즈칼리파 개장에 맞춰 홍보에 큰 신경을 썼던 것과 달리 단순한 시공사로 평가절하돼 초청장도 못 받았다는 흥미로운 내용의 기사였다.

파이낸셜뉴스는 "삼성물산은 수개월 전부터 개장식 행사에 맞춰 정연주 사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사업 시행자인 이마르로부터 초청장조차 받지 못해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현지에서는 삼성물산에 대해 사업시행자인 이마르측이 제공한 설계도면에 따라 공사만 진행한 단순한 시공사로 평가절하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이 지적한 것처럼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이번 개장식을 통해 세계 최고층 빌딩을 건설한 주역으로 초고층 건물 시공 분야에서 최강자임을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찬스"였던 셈이고 국내에서도 그룹 브랜드 홍보에 버즈 칼리파를 적극 활용해 왔던 것을 감안하면 삼성으로서는 뼈아픈 기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기사는 이 신문 웹 사이트는 물론이고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모두 삭제되고 없는 상태다.

   
  ▲ 삼성물산의 버즈칼리파 소개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정훈식 건설부동산부장은 "삼성물산이 초청장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기사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청장을 받았는데 가지 않았다는 삼성물산의 주장을 받아들여 기사를 삭제했다는 이야기다. 정 부장은 "애초 기사의 의도가 삼성물산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기보다는 시행사가 발주처에 밀려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관행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리가 초청장을 못 받을 리가 있겠느냐"면서 "개장식 초청인원이 6천명 가까이 돼서 가봐야 들러리 밖에 안 되겠다는 판단 때문에 안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는 중동총괄 책임자인 김계호 부사장이 참석했다"면서 "초청장을 못 받은 게 아니라 정 사장이나 이 전 회장도 가려고 하면 얼마든지 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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