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생-2호(@kyoungilMin) 초보운전에 차끌고 나왔다가 접촉사고내서 연락처 주고받고 공영주차장에 차세운 후 지하철로 힘겹게출근(5시간소요), 도착해서 점심먹고 휴무령으로 바로퇴근중인 친구?

개고생-7호(@choiperman) 팀원 한명은 6시 30분에 부천에서 출근중이라고 전화/ 눈이 많이와서 차가 막히니 조금(?) 늦을 것 같다고.../ 오후 1시 안산 회사 도착 ㅜㅜ;

개고생-13호(@cando70) 우리 회사 상무님이요. 시무식에 500명 앞에서 비전 및 사업계획 발표하셔야 하는데. 자유로에 꼼짝을 못하시고 참석 못함. 일산에서 구로까지 6시간 반 걸리셨습니다.

   
  ▲ 독설닷컴 고재열 기자의 트위터.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눈이 왔다는 지난 4일, 출퇴근길에 고생한 사연 이른바 ‘개고생 시리즈’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5시간 걸려 출근했는데 점심 먹고 휴무령 내려 퇴근한 직장인과 일산에서 구로까지 6시간 걸리는 바람에 시무식에 참석 못한 회사 상무 이야기까지.

생생한 출퇴근길 고생 사연은 독설닷컴을 운영하는 시사인 고재열 기자가 트위터를 통해 수집해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하지만 이 ‘개고생 시리즈’는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고초를 겪었다. CBS 노컷뉴스가 트위터에 올라온 재미있는 고생담을 기사로 쓰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이다. 트위터로 사례를 수집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새로운 형태의 기사가 나오면서 저작권이 논란이 됐다.

국내에서는 트위터 보급율이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저작권 관련 논란 사례가 발생한 사례가 없는 만큼 이번 논란은 아마 첫 트위터 저작권 논란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고 기자는 지난 4일 산발적으로 올라오는 폭설 속 고생 사례를 모아보자는 생각에 트위터를 통해 ‘고생 사례를 모은다’는 질문을 던져 답변을 모았다. 고 기자는 수백 개의 답 중 17건을 선정해 블로그에 올렸다. 그는 리트윗(RT, 다른 사람의 글을 그대로 재전송하는 것)으로 ‘개고생 시리즈’에 선정된 이들에게 알렸고, 블로그에도 그들의 아이디를 표기해 올렸다.

문제는 트위터를 통해 이 내용을 접한 기자가 후배 기자에게 토스해 기사를 쓰게 하면서 발생했다. 기사에 ‘개고생 시리즈’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이다. 정보를 입수한 기자(트위터를 이해하고 있음)와 정보를 가공해 기사로 작성한 기자(트위터를 잘 모름)가 달라 발생한 일이었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리트윗하면서 화제가 됐지만 기사를 쓴 기자는 이를 기획한 저자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직접 수집해 블로그에 올린 글이 출처 표기 없이 기사화된 사실을 안 고 기자가 노컷뉴스에 이의를 제기했고, 노컷뉴스가 이를 수용해 기사에 출처를 표기하면서 해프닝은 일단락됐다. 트위터를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이것을 블로그에 올린 것이라면 콘텐츠의 저작권을 인정해 출처를 표기하는 것이 옳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트위터 글,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그렇다고 마음대로 써서는 안 된다는 ‘트위터 저작권’이 새롭게 정리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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