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의 시위대 과잉진압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시위대를 헐뜯었다가 비난을 받은 바 있는 KBS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가 또 시위 과잉진압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경찰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장면을 내보내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KBS <수상한 삼형제>는 26일 방송된 21회분에서 시위대를 과잉진압해 책임을 져야하는 경찰 간부가 경찰을 그만두고 싶다는 상황을 설정했다. <수삼>의 이날 방송에서 시위대의 돌에 맞아 실명될 위기에 처한 지 경사의 아들(전편 20회·20일서 방영된 바 있음) 병실을 찾은 주인공 김이상과 백마탄이 함께 병문안을 온 '동기'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KBS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또 과잉진압 경찰지휘관 일방 옹호

   
  ▲ 26일 방송된 KBS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동기는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습니다. 제가 책임져야할 것 같습니다"라며 "옷을 벗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문책도 따를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이상과 백마탄이 "다른 방법 찾아보자"고 만류하자 동기는 "어려서부터 경찰이 되려 했고, 자부심 때문에 살아왔다. 사회악과 싸워 뿌리뽑고, 그 꿈을 펼치려 했는데 첫 시작도 펴지 못해서 접어야 하다니"라며 흐느꼈다.

김이상이 "우린 경찰을 직업이 아니라 꿈을 위해 선택한 것인데 돌부리에 걸렸다고 주저앉아서는 안된다"고 다시금 말렸지만 동기는 "세상 시각은 그렇지 않다. 경찰한테 너무 냉정하다. 우리 경찰은 사람도 아니고 목숨도 아니다. 그게 슬프다"라고 호소했다.

김이상은 아버지 김순경을 만나 동기와 나눈 대화내용을 전하면서 "그 간부는 바로 제 후배다. 몇 년전 제가 겪은 상황이라 가슴이 철렁했다"며 "이번일로 그 후배가 옷을 벗겠답니다. 이제 시작하려는 데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고, 꿈 접겠답니다"라고 했다.

"경찰 꿈 접겠답니다" 흐느껴…누리꾼들 "국정홍보 드라마냐" 비난 쇄도

   
  ▲ 26일 방송된 KBS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KBS <수상한 삼형제> 게시판에는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국정홍보 드라마냐'는 비난과 항의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아이디 김용화는 "갑자기 시위진압하다가 다친 경찰의 억울함과 비장함이 삽입되는 국정홍보 드라마로 변질하고 있으니 상당히 당황스럽다"며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5명의 무고한 시민이 사망한 용산참사와 테러범을 때려 잡는 경찰특공대에게 얻어 맞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반인권적인 문제들이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내용은 너무도 일방적이지 않느냐"고 정면 비판했다.

아이디 김종국은 "주시청자들은 주로 서민들인데 서민들 편에 서기보다는 지금 힘있는 권력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것에 분노가 치민다"며 "대놓고 국민 바보 만들고 정권의 대변인처럼 느껴지는 대사들과 장면들을 주입시키려 뜬금없는 장면을 길게 넣어 쓴 웃음이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정권 대변인처럼 국민 바보만드는 대사 뜬금없이 집어넣어"

이밖에도 "KBS에서도 아고라처럼 퇴출시키는 방법이 없을까요"(아이디 송용균) "김이상이 자살하는 건 묘사안하느냐"(아이디 손승우) 등의 풍자섞인 비난도 나왔다.

앞서 <수상한 삼형제>는 지난 20일 방영분(20회)에서 시위대에 돌을 맞아 중상을 입은 전경의 아버지 지경사의 절규와, 과잉진압으로 문책당할 위기에 처한 동기에 대해 일방적으로 변명하는 장면을 내보내 시청자와 누리꾼의 비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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