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납북자 요도에 볼펜 찔러넣기 고문(조선일보)”, “최슬기 ‘D컵 가슴 감당 안 돼’(일간스포츠)”, “뿌리는 조루 치료제 나온다(메디컬투데이)”, “엉덩이 속살 움푹 들어간 데미무어(조선일보)”, “룸살롱 마담을 모십니다(한국경제)”…. 네이버 뉴스캐스트 옴부즈맨 게시판에 올라온 독자들의 항의를 받은 기사 제목들이다. 심지어 한겨레조차도 “쉽게 주면 가벼운 여자인가요”라는 선정적인 제목으로 독자들의 클릭을 유도해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이후 자극적인 제목달기가 부쩍 늘었다는 사용자들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이를 마냥 방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10월부터 옴부즈맨 제도가 시행됐지만 편집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언론사들과 갈등의 골을 깊게 했을 뿐 언론사들의 제목 장사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지면 광고가 말라붙은 가운데 언론사들 입장에서는 “클릭은 곧 매출”이라는 등식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뉴스캐스트 이후 나타난 주목할 만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메이저 언론에 집중되던 광고가 마이너 언론까지 내려가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용자들이 뉴스캐스트 이전보다 뉴스를 더 많이 보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시장의 파이가 커졌다고 말한다. 과거 네이버 뉴스에 붙는 광고가 통상적인 이미지 광고였다면 개별 언론사 사이트에 붙는 광고는 성형외과와 비뇨기과, 비만클리닉 등의 좀 더 실용적인 광고가 많다.

최근에는 뉴스 페이지의 특정 공간을 월 정액을 받고 임대해 주거나 아예 뉴스캐스트의 일정 공간을 통째로 떼어다 파는 수익모델도 등장했다. 기사형 광고를 뉴스캐스트에 올려주고 노출시간에 따라 광고비를 받는 방식이다. 광고비는 대행 수수료를 제외하고 6시간에 500만원, 12시간에 1000만원 수준인데 광고주 입장에서는 엄청난 페이지뷰를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편이다.

광고대행사 아이엠애드 민정현 팀장은 그러나 “이런 식의 수익모델이 지속가능한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 팀장은 당장 매출 올리기는 좋지만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고 벌써부터 다음이나 네이트 등 다른 포털 사이트로 빠져나가는 움직임도 감지된다는 이야기다. 민 팀장은 “온라인 광고시장이 한동안 더 성장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지금이 거의 포화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순 한국경제 전략기획국 기자는 “아직까지는 언론사들이 포털 사이트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고 사용자들도 다른 대안을 못 찾고 있지만 규모가 있는 언론사들은 조금씩 독립을 모색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기자는 “당장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소속 언론사를 늘리기 시작하면서 뉴스캐스트의 효용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 말은 곧 변화의 마지막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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