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패스트플립에 배너광고를 붙여서 발생하는 매출의 대부분은 언론사들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언론사들의 콘텐츠를 훔쳐가고 있다”는 비난을 불식시키기 위해 당근을 던져준 셈인데 아직 그 효과는 미지수다. 우리나라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광고수익을 배분하는 상생 모델을 제안하고 네이버가 “트래픽을 나눠줄 테니 알아서 돈을 벌어가라”고 뉴스캐스트를 시작한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구글이 최근 유튜브 동영상을 언론사들에 제공하기로 한 것도 주목된다. 이른바 유튜브 다이렉트라는 이름의 서비스인데 유튜브의 네티즌들을 시민기자로 활용할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이다. 유튜브와 비슷하지만 무작위로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의 편집자가 동영상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게 다르다. 매우 유용한 서비스지만 역시 언론사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당근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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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언론사들의 불만은 좀 더 복잡다양하다. 지난달에는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앞으로 우리 기사를 구글에서 못 보게 만들겠다”고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뉴스코프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과 ‘폭스TV’, 영국의 ‘더 선’과 ‘더 타임스’ 등을 거느린 세계 최대의 미디어 그룹이다. 머독은 “기생충”, “병적인 도벽환자” 등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면서 포털 사이트들을 비난해 왔는데 아예 단절을 선언한 셈이다.
머독의 격한 비난에 구글은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글은 머독 회장의 인터뷰가 나간 직후 성명을 내고 “구글의 뉴스 검색은 저작권법에 전혀 저촉되지 않는다”면서 “검색 결과에 기사가 뜨게 하거나 뜨지 않게 하거나 이는 전적으로 언론사가 결정하고 관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언론사의 콘텐츠를 훔쳐간다는 비난은 적절치 않으며 검색엔진의 유입을 원치 않으면 얼마든지 차단하라는 이야기다.
정보기술 전문 블로그인 테크크런치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웹 트래픽 가운데 25% 이상이 구글에서 발생한다”면서 “만약 이 신문이 구글과 결별한다면 25%의 트래픽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머독 회장이 구글에서 철수한 뒤 검색 결과를 판매하는 사업모델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의지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유보적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