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동통신회사들 무선 인터넷 매출은 전체 매출의 17% 수준이다. 일본이나 호주가 각각 38%와 34%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무선 인터넷 매출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역설적으로 데이터 요금이 턱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무선 인터넷 시장 탓도 있다. 무선 인터넷이라고 해봐야 벨소리 다운로드나 성인 화보집을 보는 정도에 그쳤고 인터넷 접속은 제한돼 있었다.

16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인터넷 이용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12~59세 인구의 99%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휴대전화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이용해 본 사람은 52.6%에 그쳤다. 흥미로운 대목은 무선 인터넷 이용목적 가운데 “폰 꾸미기”가 80.5%(복수응답)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커뮤니케이션이 78.9%, 여가활동이 45.4%, 자료 및 정보습득은 40.6%에 그쳤다. 인터넷 강국의 초라한 현실이다.

   
   
 
아이폰 출시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역시 단말기 가격과 요금제다. 미국에서는 32GB 제품이 2년 약정을 포함해 299달러다. KT는 아직 구체적인 가격 정책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경쟁제품이 될 것으로 보이는 SK텔레콤의 옴니아폰이 2년 약정에 월 6만5천원 정액요금인데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단말기 가격을 40만원으로 잡고 20만원 정도 보조금을 받는다면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보조금이 크게 늘어날 경우 공짜 아이폰도 가능하지 않느냐는 기대도 있지만 SK텔레콤이 아이폰 출시를 포기한 상황에서 KT가 굳이 출혈 경쟁을 자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비싼 요금제 때문에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 김지현 본부장은 최근 세미나에서 “KT에서만 출시될 경우 최소 20만대, SK텔레콤과 경쟁체제가 될 경우 최대 50만대가 팔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휴대전화 동호회에서는 차라리 해외에서 단말기만 들여와서 개통하는 게 더 싸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경우 36만원을 들여 전파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껑충 뛰지만 기본 요금제에 월 1만5천원의 데이터 요금제만 추가하면 되고 약정에 묶이지 않으니 오히려 저렴하다는 이야기다. 전파연구소에 따르면 11일 기준으로 개인 자격으로 전파인증을 받은 아이폰은 439대나 된다. 대행업체를 통한 경우를 포함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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