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다시 공모” 의견도

차기 KBS 사장 선임을 하루 앞두고 유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병순 현 사장과 김인규 디지털미디어협회장, 강동순 전 방송위원 등 친여 인사 가운데 누가 되더라도 KBS가 실추된 신뢰도와 공영방송의 이미지를 개선하긴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KBS 이사회(이사장 손병두)는 17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19일 후보 5명에 대한 면접과 이사들의 투표를 통해 대통령에 임명제청할 차기 KBS 후보 1인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이병순 김인규 강동순 KBS 차기 사장 후보.  
 
지난 13일 KBS 사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홍수완)가 추천한 후보는 이병순 사장과 김인규 회장, 강동순 전 위원(이상 여당측 추천), 이봉희 전 미주KBS 사장(야당측 추천), 홍미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계약직지부장(야당측 추천) 등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사장 후보는 이병순과 김인규 후보다. 여당측 이사 7인·야당측 이사 4인으로 짜여진 이사회 구성상 이봉희·홍미라 후보의 선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병순 후보는 1년 여 간 KBS를 MB정부 비판이 실종된 상태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역으로 정부입장에선 높은 점수를 받을 여지가 많고, 김인규 후보는 현 정부에서 오래 전부터 KBS 사장 0순위로 거론됐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KBS 안팎에서는 KBS 노동조합이 김 후보를 MB정권의 낙하산으로 규정짓고 총파업·정권퇴진투쟁 방침을 선언하고 나선 반면, 이병순·강동순 후보에 대해서는 별도의 투쟁로드맵에 따르기로 하는 등 차등을 두고 있는 만큼 일단 표면상으론 이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BS 노조는 17일 오후 3시 청와대 부근인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가 선임될 경우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염원하는 국민과 공영방송 구성원들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이명박정권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KBS 노조의 입장과 달리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KBS PD협회 등 많은 직원들은 김인규·강동순 후보도 안되지만 이병순 후보야말로 1년여간 KBS의 정치독립성과 공영성·신뢰도를 떨어뜨린 장본인이며 사원 3분의 2 이상의 반대를 받고 있으므로 이 후보야말로 절대 사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거론되는 후보 누가되든 KBS 미래가 암울하다는 것이다.

이병순·김인규·강동순 후보 반대를 촉구하며 이날부터 단식에 돌입한 김덕재 KBS PD 협회장은 “김인규 강동순 후보가 되면 향후 KBS 사장은 특보 출신이거나 정권에 줄을 대야 가능하다는 전례를 남길 것이고, 이병순 후보는 경영 뿐 아니라 공영방송 가치를 지켜야할 수장으로서의 능력이 없다”며 “KBS를 1년 반 동안 망친 사람이나 특보 출신 등이 와서 더 망칠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부적격자나 KBS 안팎에서 반대했던 사람이 다 사장후보로 올랐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다시 공모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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