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일방적인 비정규직(연봉계약직·기간제) 사원 해고와 자회사 전출 조치의 철회를 요구하며 KBS와 교섭을 벌여온 전국언론노동조합 KBS계약직지부(지부장 홍미라) 조합원들이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강력 투쟁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KBS 안전관리팀 소속 청경들이 이들의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진입을 강제로 막는 등 또다시 충돌을 빚었다.

언론노조 KBS지부는 KBS와 지난 12일 6차 본교섭을 실시했으나 △고용안정위원회 설치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 해결 등 요구사항을 KBS측이 아무 것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13일 아침 교섭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전면투쟁을 시작했다.

   
  ▲ KBS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13일 오전 KBS 본관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다 청경들에 의해 끌려나오고 있다. ⓒKBS계약직지부  
 
계약직지부 조합원 50여 명은 13일 아침 8시부터 KBS 본관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다 이병순 사장의 차량이 들어오자 출근저지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경들이 강제로 이들을 끌어내 20여 명은 본관 로비에 남아있고, 나머지는 본관 밖으로 끌려나왔다.

이들은 현재 본관 안팎에서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장 연임 어림없다" "일자리가 희망이면 비정규직 해고 철회하라" "이병순 사장님 비정규직들 부당해고하고 떳떳하십니까"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오전 11시30분부터 KBS 본관 계단 앞에서 이병순 사장 연임규탄 및 해고자 3차 해고 무효소송 기자회견을 열어 KBS를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본관 내 진입을 시도했지만 숫자가 많은 청경에 의해 저지됐다. 이들과 청경들은 현재까지 계속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계약직지부 윤해숙 부지부장이 본관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본관1층 농성장으로 들어가려다 청경들의 제지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KBS계약직지부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본관로비의 농성장으로 들어가려다가 막아서는 청경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KBS계약직지부 조합원들이 본관 농성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며 청경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KBS계약직지부 조합원이 청경들의 제지로 본관농성장 진입이 가로막히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윤해숙 KBS계약직지부 부지부장은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과 국민에게 '비정규직 생존권 문제를 성실하게 해결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이럴 수 있느냐"며 "KBS의 태도변화가 있기 전까지 더이상 얘기할 수 없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윤 지부장은 "우리 동료들이 내팽게쳐지고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심정은 죽어도 이겨서 일터로 돌아가겠다는 결의 뿐"이라고 강조했다.

신언직 진보신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이 정권이 언론장악을 위해 지난해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이병순 사장을 앉혔지만 해임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나왔다"며 "이병순은 자격이 없다는 뜻인데 자격없는 사람이 직원을 자르는 것이야말로 무효아니냐"고 비판했다.

   
  ▲ KBS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13일 오전 KBS 본관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다 청경들에 의해 끌려나오고 있다. ⓒKBS계약직지부  
 
신 위원장은 "KBS 비정규직들은 정권의 100만 해고설의 희생양인 만큼 이제 제자리에 돌아가야 한다"며 "이 싸움은 대한민국 비정규직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라고 밝혔다.

홍미라 KBS계약직지부장은 "지금까지 9차례 실무교섭, 6차례 본교섭을 했지만 KBS는 아무런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은채 매달 해고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내년 6월이 되면 모든 비정규직이 다 계약이 만료될테고 그 때까지 모두 해고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 지부장은 "이런 이병순 사장이 차기 사장에 다시 등록했기 때문에 연임반대투쟁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KBS가 9∼10월 해고한 비정규직 직원 가운데 16명이 3차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1일부터 10월 현재까지 KBS는 모두 56명을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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