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현재 47개인 뉴스캐스트 서비스 참가 언론사를 올 연말까지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히자 언론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참석한 한종호 NHN 정책실 이사는 “뉴스캐스트 언론사를 늘려야 된다거나 줄여야 된다는 의견이 많은데, 올 연말 되면 두 배로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는 “내년 연말까지는 지금의 세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홍은택(사진) NHN 미디어편집그룹장은 12일 “올 연말까지 (현재 36개인) 기본형 언론사가 지금보다 최대 30% 정도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네이버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통과한 언론사 숫자를 감안하면 두 배나 세 배까지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그룹장은 “어떤 언론사가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 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독자들이 직접 골라 정할 수 있는 선택형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50% 정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홍은택 NHN 미디어편집그룹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인터넷에서 가장 비싼 1인치’로 불리는 곳에 자리잡은 언론사 개방형 뉴스서비스다. 네이버가 지난 1월1일부터 36개 언론사로 시작한 뉴스캐스트는 언론사가 직접 선정·편집한 뉴스가 네이버 초기화면에 무작위로 번갈아 뜨는 서비스다. 해당 언론사들은 자사 트래픽이 평균 8~10배 이상 급증해 영향력도 높이고 온라인 광고 유치에서도 이득을 보게 됐으나, 선정적인 편집과 ‘낚시성’ 기사, 악성코드 배포로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뉴스캐스트 기본형 서비스에서 잠시 탈락한 한 언론사는 인터넷 사이트 순위가 급격히 추락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네티즌들과 기존 뉴스캐스트 참여 언론사는 뉴스캐스트 언론사가 늘어난다는 소식에 각각 나름의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선정적인 제목으로 클릭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낚시성’ 기사 등 기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홍 그룹장은 “뉴스캐스트 확대와 함께 옴부즈맨 제도 도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네이버 자체적으로 하기보다 사회적으로 덕망있는 분들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위원회는 이르면 10월 말, 늦어도 11월쯤에는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뉴스캐스트 기존 참여 언론사는 문호 확대로 인한 자사 트래픽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홍 그룹장은 “기본형 언론사가 최대 30%로 늘어나는 것이어서 기존 언론사들의 트래픽이 그렇게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호 확대는 언론사들의 품질 경쟁을 통해 각자 고정독자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문호 확대에 따른 페이지 로딩 속도 등 기술적인 문제는 대부분 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옴부즈맨위원회의 결정에 달려있음을 전제로, 현재 참여 언론사가 뉴스캐스트에서 탈락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 홍은택 NHN 미디어편집그룹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참여 언론사의 정치적 균형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네이버도 통제하기 어려운 제휴평가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제휴평가위원회는 한국언론학회가 추천한 외부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홍 그룹장은 “제휴평가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사안이긴 하나, 네이버의 기본적인 목표는 점진적으로 뉴스캐스트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이라며 “옴부즈맨을 통해 모니터 결과가 공개되면 지금처럼 선정적인 경쟁은 벌이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의 이번 뉴스캐스트 문호 확대는 기존 참여 언론사들 사이에 일종의 기득권이 발생했고, 급기야 과당경쟁으로 번진 데 대한 문제의식도 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애초 기술적인 문제로 14개 언론사로 시작하려다 36개로 늘린 과정에서 나온 ‘줄 세우기’ 논란이 계속되는 것을 일정정도 잠재울 수 있다는 계산도 들어있다는 분석이다.

홍 그룹장은 지난 1989년 동아일보사에 입사해 사회부와 정치부, 국제부 기자를 지내다 2003년 퇴사했다. 이후 미국 미주리대에서 저널리즘 석사를 마친 뒤 2005년 11월 귀국해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 편집국장으로 일하다 이듬해 9월 NHN으로 옮겼다. 네이버 입사 이후에는 뉴스박스와 검색아웃링크를 도입하고 연예기사 노출기준을 엄격하게 하는 등 뉴스서비스의 개방과 자정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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