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지구촌을 염원하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한 자리에 모인다.

제6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가 '지구, 더불어 사는 곳'을 주제로 21일부터 일주일간 열린다. 경쟁 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 섹션과 '해외 수상작 특별전', '거장의 눈-베르너 헤어조크 회고전', '다큐, 예술을 열다', '카터, 알리 그리고 도르프만', '한국 독립 다큐전', '아름다운 단편', '다시 보는 EIDF 2008' 등 비경쟁 부문 섹션에서 모두 50편의 국내·외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올해 EIDF는 지난해까지 쓰던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이란 행사명을 '국제다큐영화제'로 바꿨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최근 흐름을 반영하고 한층 다양한 장르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성기호 EIDF 사무국장은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레이션을 배제하는 등 영화적 기법을 차용하거나 '멀티플랫폼' 등 새 형식을 활용한 작품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밝혔다.

개막작은 지피 브랜드 프랭크 감독의 '구글 베이비'(사진)가 선정됐다. 인터넷으로 정자와 난자를 구입하고 대리모를 고용해 원하는 머리카락 및 피부 색깔을 가진 아기를 생산하는 세태를 조명한 작품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 속에서 생겨날 수 있는 논쟁적 지점들을 잘 짚어낸 '페스티벌 초이스' 상영작이다.

   
  ▲ ⓒEBS  
 
12편이 본선에 오른 올해 '페스티벌 초이스'엔 '구글 베이비'를 포함해 전(全)지구적으로 연결된 정치·경제·종교 등 사회체제 속에서 세계 각 지역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더 나은 공동체의 모습은 무엇인지 성찰한 다큐멘터리들이 대거 뽑혔다. 신생아 시절 친모에 의해 불 속에 던져져 입은 육체적·정신적 상처의 치유를 위한 한 여성의 긴 여정을 담은 '얼굴: 그웬델린 이야기' 등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춘 휴먼 다큐멘터리들도 소개된다. 송지현 EIDF 프로그래머는 "경쟁작 대부분은 사회적 조건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며 "캐릭터가 중심이 된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수상작 특별전' 섹션은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필름페스티벌(IDFA)과 핫독다큐멘터리영화제(HOTDOC)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거장의 눈-베르너 헤어조크 회고전'에선 '아귀레, 신의 분노'와 '그리즐리 맨' 등 독일 출신 거장 헤어조크 감독의 대표작 5편을 만날 수 있다. '한국 독립 다큐전'에선 액션 배우를 지망하는 스턴트 맨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린 액션배우다' 등 3편을 볼 수 있다.

행사 기간 중 서울 도곡동 EBS 본사 사옥 내에선 톰 앤더슨 심사위원장(미 캘리포니아예술대 영화과 교수) 등이 강연하는 '마스터 클래스'와 경쟁 부문 진출작 감독들이 강사로 나서는 '디렉터 클래스' 등 부대행사들도 예년처럼 진행된다. 해외 다큐멘터리 영화제 수상자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스페셜 클래스'는 올해 신설됐다.

국내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사기를 높이고 작품 제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EIDF 사전 제작 지원 프로젝트'를 도입한 것도 올해 EIDF의 특징 중 하나다. 5편의 최종 지원 후보작 중 22일 공개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되는 대상작 한 편엔 3000만원의 제작비가 지원되며 완성작은 내년 EIDF에서 처음 공개된다.

초청된 다큐멘터리들은 EBS TV를 통해 평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50분까지, 또 저녁 8시15분부터 이튿날 새벽 2시30분까지 매일 9시간씩 방영되며 EBS 사옥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오프라인으로도 상영된다. 아트하우스 모모에선 관람료 2000원을 받는다. 자세한 행사 관련 정보는 EIDF 인터넷 사이트(www.eid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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