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강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방통심의위  
 
이진강(66·사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25일 "정치적 중립은 위원회가 지켜야 할 가치"라며 "심의위원 각자가 소신대로 안건을 심의하고 결론 내려 국민 앞에 내보이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사업자·시민단체로부터의 독립성을 꼭 확보하겠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지난 7일 취임한 이 위원장은 1기 위원회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대해서는 "과거는 되돌아보고 싶지 않다. 앞으로 정치적 논란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국민에게 판단 받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의 목적은 건전한 방송문화와 인터넷문화의 창출"이라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위원회로 만들어 국민 품에 돌려드리는 게 위원장으로서의 포부"라고 강조했다.

심의의 신속성을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국민들이 관심이 많은 사안은 적기에 옳고 그름을 판단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여론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방통심의위는 26일 전체회의에서 민간자문위원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의 역할을 재 논의할 예정이다. 특위는 심의위원들이 참석하는 소위원회 회의나 전체회의에 앞서 심의안건을 다루며 자문해왔으나, 사실상 심의의 사전단계로 기능해왔다. 이를 '권한 밖의 일'로 규정한 이 위원장은 보통 몇 주간의 시일이 걸리는 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바로 심의위원들이 안건을 다룰 수 있게끔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연말 언론관계법을 다룬 MBC <뉴스데스크> 등의 프로그램 심의가 지지부진했다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나, 이 위원장은 25일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지는 않았다.

박명진 전임 위원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방송프로그램 공정성 심의와 관련해서는 "업무보고 때 받은 해당 보고서를 토대로 사업자, 학계, 시민단체 등과 '공정성 기준이 필요한가'부터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회의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전체회의는 개인의 명예나 기타 국가의 안위와 관계됐다는 등의 공개하면 안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전부 공개하겠다"며 "소위원회 회의는 어떻게 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일 부위원장이 손태규 위원에서 전용진 위원으로 교체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특별한 배경 설명을 하지 않았다. 1기 9명의 위원 중에 과반수가 넘는 5명이 교체가 돼 상임위원을 새로 선출해야 한다는 위원들 의견이 있어 호선으로 선출한 것이라고만 답했다.

취임사에서 밝힌 위원보좌관제도는 심의연구관이라는 이름으로 신설해, 위원들의 심의업무를 돕게 하겠다고 말했다. 위원회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내부 갈등과 관련해서는 "사무처 직원간 남아있는 응어리는 풀어가겠지만, 위원 9명사이의 갈등은 아무것도 없다"고 자신했다. 옛 방송위원회와 옛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부분 결합해 출범한 방통심의위는 최근까지 정통윤 출신 노조가 단체교섭결렬 등을 이유로 한 달 가까이 파업한 바 있다. 위원간 갈등은 박 전 위원장 불신임과정과 손 전 부위원장 교체과정에서 일부 노출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위원으로 지명한 뒤 지난 7일 위원간 호선절차로 취임한 이 위원장은 방통심의위 2대 위원장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위원 과반 이상의 불신임안 가결 후 임기 1년 8개월을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고, 6일 이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해 물러났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07년 12월 대한변호사협회장 재직시 변협차원에서 'BBK특검법'에 위헌소지가 많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의 고려대 2년 후배이기도 하다. 지난 1986∼88년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과장으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재수사와 5공 비리 수사 실무를 맡았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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