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강행 처리를 시도한 언론관련법에 대해 현역 기자들은 부정적 견해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자협회(회장 김경호)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언론법 처리와 관련해 40.5%가 ‘무효화돼야’ 한다고 했으며 32.7%가 ‘여론독과점 등 독소조항을 개정하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답해, ‘현행대로 시행(9.6%)해야’ 한다거나 ‘법 취지에 맞게 규제를 철폐 완화(13.4%)해야’ 한다는 응답을 세 배 이상 압도했다.

언론법 무효를 주장하는 비율은 신문기자(38.4%)보다 방송기자(48.3%) 사이에서, 서울(34.3%)보다 지역언론인(47.8%) 사이에서 높게 나타났다.

법안의 핵심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신문의 방송 진출에 대해서도 성공에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가능성을 ‘낮다(매우 낮다 11.1%, 낮다 49.0%)’고 본 사람이 ‘높다(매우 높다 3.9%, 높다 32.0%)’고 답한 사람보다 많았다.

이 역시 신문기자(58.9%) 보다 방송기자(64.7%)가 더 회의적 평가를 내렸다.

   
  ▲ ⓒ한국기자협회  
 
한편 현역 기자들 절반 이상인 58.2%가 MBC 민영화에 반대(찬성 40.0%)했으며, 역시 절반 이상인 54.8%에서 KBS가 이병순 사장으로 교체 된 후 보도가 불공정해졌다(이전과 비슷하다 36.3%, 더 공정해졌다 4.7%)고 답했다.

   
  ▲ ⓒ한국기자협회  
 
또 YTN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및 정부여당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71.5%,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이 지역언론을 고사시키고 있다는 데 공감을 표한 비율은 80.6%(매우 공감 34.9%, 다소 공감 45.7%) 에 달했다.

언론사 영향력과 신뢰도 면에서 KBS가 후퇴한 것도 주목된다. 자신의 소속사를 제외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를 물은 결과 조선일보(30.4%), KBS(30.0%), MBC(17.9%) 순으로 나타났다.

   
  ▲ ⓒ한국기자협회  
 
또 자신의 소속사를 뺀 언론사 신뢰도를 물은 결과 한겨레(15.4%), MBC(14.3%), KBS(11.2%) 순으로 나타났다.

기자협회가 지난 2006년과 2007년 벌인 여론조사에서 KBS는 각각 32.0%, 36.3%로 모두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신뢰도에서도 2006년 12.3%, 2007년 16.2%로 모두 2위에 랭크됐었다.

반면 MBC의 경우 영향력 면에서 지난 2006년(8.0%)과 2007년(7.6%)에 견줘 순위 변화는 없어도 수치(2009년 17.9%)가 세배 이상 뛰어올라 KBS와 대조된다. 신뢰도 역시 2006년 4.6%, 2007년 6.0%에서 14.3%로 뛰어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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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기자협회 창립 45주년을 맞아 한길리서치에 의뢰,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각지의 현역언론인 3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을 통해 실시됐으며, 포본오차 95% 신뢰수준에 ±5.7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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