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재산 331억4200만 원을 재단 법인 ‘청계’를 통해 청소년 장학사업에 사용하기로 했다. ‘재단법인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송정호)’는 6일 이 대통령 재산 사회 기부 문제와 관련해 4개월 간의 논의를 거친 결과를 발표했다.

송정호 위원장은 “대통령의 재산 기부는 돈이 없어서 공부를 포기하거나 가난을 대물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지론에서 나온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과 실천이 절실하다. 이는 많은 재산과 권력, 그리고 명예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기부하는 재산은 한국감정평가원이 △서울 서초동 1709-4 △서초동 1717-1 △서울 양재동 12-7 등 3곳의 부동산을 평가한 금액(395억 원)과 예금 8100만 원에서 임대 보증금 등 채무를 뺀 나머지 금액이다.

   
  ▲ 이명박 대통령. ⓒ사진출처-청와대  
 
이 대통령 재산 기부를 담당할 재단법인 청계(淸溪)는 맑은 계곡이라는 뜻으로 이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 사업을 하기 전 지인으로부터 받은 ‘아호(雅號)’이다. 청와대는 태원, 일송, 청계, 명윤 등 여러 가지 안을 검토했지만, 이 대통령과 재단설립추진위원들의 협의를 거쳐 청계로 최종 결정했다. 

‘태원(太元)’은 이 대통령의 모친 이름이고, ‘일송’(一松)은 이 대통령의 또다른 아호이며, 명윤은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의 이름 가운데 음절을 조합한 이름이다. 재단법인 청계의 영문명은 청계라는 용어가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지 않고 의미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Lee Myung-bak & Kim Yoon-ok Foundation'(약칭 Lee & Kim Foundation)으로 하기로 했다.

재단법인 청계의 설립은 8월 초에 마무리할 예정이며, 이사장을 포함한 12명의 재단 이사들이 청소년 장학사업 등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재단법인 청계의 이사로는 대운하 사업의 입안자로 알려진 류우익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논문 표절 논란 등으로 중도 하차한 박미석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숙명여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장학사업의 주요 재원은 부동산의 임대수입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준으로 하면 한달 9000여만 원, 연 11억 원 가량 될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경기에 따라 임대수입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지난 2007년 12월19일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이명박(사진 왼쪽)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이명박 대통령은 “지독하게 가난한 집안의 자식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대한민국이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내지 않았다면, 또 그 역동적인 과정에서 많은 분의 따뜻한 손길을 받지 못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물질로서만 아니라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제 진실한 소망”이라고 말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재단설립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 개인철학의 영향도 있었다”이라며 “최고 지도자 재임 중에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한 것은 세계 정치사에 유례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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