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악법 통과에 반대하는 뜻을 같이하고 때문에 나왔다.…언론악법 법안 보니 통과되면 방송이나 언론의 공공성이 확보하기 어려울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싸구려 커피'를 부른 가수 장기하)
"음악 미술 예술 문화가 숨통트인 세상에서 살고 싶다."(크라잉넛)
"우리 음악이 민주주의로 가는 힘든 길에 용기가 됐으면"(윤도현)
"올바른 언론, 공공의 언론, 정의의 언론을 위협하고 있는 악법에 대해 선두에 서있는 수구언론들에 들려주고 싶은 노래 '부메랑'"(안치환)

   
  ▲ 노래패 '꽃다지'와 '우리나라'가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치열 기자 truth710@  
 

'힘내라 민주주의' 공연장서 울려퍼진 '언론자유·언론공공성·민주주의'

음악인들이 이명박 정부의 언론자유·민주주의 훼손을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4일 저녁 7시40분께부터 서울 여의도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열린 '힘내라 민주주의' 콘서트에 참가한 가수·인디밴드들은 저마다 자신의 노래에 곁들여 민주주의 수호를 외쳤다. 주봉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공연 도중에 무대로 올라와 비정규직 해고의 원천이 KBS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며 이 충격으로 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유산까지 했다고 절규하기도 했다. 

이날 여의도 문화공원에는 4000여 명 가까운 시민들이 이 공연에 참여해 '힘내라 민주주의'를 함께 외치며 공연을 관람했다. 이 행사는 민주노총이 주최하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이 후원했으며 개그맨 노정렬씨와 칼라TV 리포터 이명선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88만원 세대의 주제곡으로 불려질 정도로 청년 실업자의 실태를 반영한 노래 '싸구려 커피'를 부른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보컬 장기하씨는 밤 9시께 무대위로 올라와 '싸구려 커피'를 부른 뒤 이날 참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언론악법 통과에 반대하는 뜻을 같이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 우리 장기하와 얼굴들이 '인디 음악' 아니냐. 인디 음악하는 사람으로써 대중음악시장의 다양성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언론악법 법안을 보다보니 통과되면 방송이나 언론의 공공성이 확보되기 어려울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인기가 많지는 않지만 많이 알려져야 하는 음악이 없어질 것같아 (반대의 뜻을 함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싸구려 커피' 장기하 "언론악법 통과 반대해 공연참석…언론공공성 확보 훼손 우려" 

   
  ▲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 씨는 언론악법 법안 보니 통과되면 방송이나 언론의 공공성이 확보하기 어려울 것 같고 그렇게 되면 음악의 다양성도 지켜지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무대에 선 동기를 밝혔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장씨는 '달이 차오른다' '별일없이 산다'는 노래를 불렀다. 공연 중엔 미미시스터즈가 특이한 율동을 해 관객의 큰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날 행사의 첫 공연에 나선 크라잉넛은 '서커스매직유랑단'을 부른 뒤 이번 공연에 대해 "의미있는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생각을 하고 나왔다"며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음악을 하고 싶다'이다. 음악 미술 예술 문화가 숨통트인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밝혔다. 크라잉넛은 이밖에도 '룩셈부르크' '말달리자' '밤이깊었네' 등의 노래 공연을 펼쳤다.

   
  ▲ 첫무대를 장식한 크라잉넛은 "음악 미술 예술 문화가 숨통트인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해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지난 11일부터 2주일간 ‘언론악법 저지 전국 휠체어 순회투쟁’ 을 마치고 돌아온 최창현씨도 공연에 참석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10시20분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YB밴드의 윤도현씨는 "민주주의로 가는 길 쉽지 않다. 쉬운 게 어디있겠나. 그 쉽지 않은 길에 우리는 할 줄 아는 건 없다. 음악 밖에"라며 "우리 음악이 민주주의로 가는 힘든 길에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도현 "우리 음악, 민주주의 가는 길 보탬됐으면"

   
  ▲ 윤도현밴드. 이치열 기자 truth710@  
 

   
  ▲ 윤도현 밴드. 이치열 기자 truth710@  
 

윤씨는 또 "(나보고 누군가가) 사랑노래나 부를 것이지 왜이렇게 복잡하고 심각한 것을 하느냐고 하던데…민주주의 표현의 자유도 거기(다양성)에 속해있다고 생각한다. 다양성 면에서 이런 노래 (부르는데) 쑥스러워하거나 쭈빗거려하기 싫다. 록이라는 게 그런 때로는 무모해보일지라도 용기있게 가사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축복받은 일"이라고도 했다. YB밴드는 '후회없어' '물고기와 자전거' '돌고돌고돌고' 등 7곡의 노래로 열띤 공연을 펼쳤고, 일부 관객은 무대 앞까지 뛰쳐나왔고, 좌석에서 모두 일어나 함께 열광했다. 

안치환과 자유'의 가수 안치환씨는 "아시다시피 이 자리는 민주주의를 위한 자리"라고 말한 뒤 "MB악법 중에도 '언론악법이 통과되면 네모다'라는 글이 있어 네모 칸에 썼다. 언론은 우리사회의 공기와 같다. 올바른 언론, 공공의 언론, 정의의 언론을 위협하고 있는 악법에 대해 선두에 서있는 수구언론들에 들려주고 싶다"며 '부메랑'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안씨는 이밖에도 '광야에서' '자유' '수풀을 헤치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등의 노래 공연을 했다.

   
  ▲ 안치환. 이치열 기자 truth710@  
 
'장기하와 얼굴들'에 이어 나온 '잡리스'는 "민주주의 우리가 살려내자, 우리가 원하는 나라 우리가 만들자"라며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와만 이혼한게 아니라, 비정규직도 많이 양산해내고 있다. 그리고 실업을 구조화시키고 있다"고 현 정부에 대해 풍자했다. 이들은 비정규직과 실업에 대한 노래 '비비디바비디부'라는 곡과 이명박 대통령을 희화화한 '우리반 반장 임영박'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 '잡리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여의도공원 상공에 뜬 애드벌룬. 이치열 기자 truth710@  
 

안치환 "정의로운 언론 위협하는 악법 선두에선 수구언론 '부메랑' 들려주고 싶어"

민중가수 꽃다지도 공연의 분위기를 돋궜다. 꽃다지는 "2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닌가 긴장하면서 살고 있다. 피와 땀으로 이만큼 만들어놓은 민주주의 다시 되돌아가야 할까"라며 "소망을 얘기하자면 이땅의 광장을 막지말고 거리를 막지 말아달라. 거리 광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민주주의 말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사회를 본 노정렬 이명선씨는 공연 중간에 "오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추모하기 위해 마련한 대한문 분향소가 침탈당하는 불상사가 있었다"며 "덕수궁 앞 문화연대 주최 토론마당도 침탈당했고, 전경이 초코볼처럼 알알이 밝혀있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노정렬씨는 박정희·전두환·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 하에서의 민주주의 훼손을 풍자하기도 했다.

   
  ▲ 공연사회를 맡은 개그맨 노정렬(왼쪽)씨와 칼라TV의 진행자 이명선 씨. 이치열 기자 truth710@  
 

주봉희 전 민노총 위원장 "KBS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여성 노동자 유산하기도"
임석규 민노총 위원장 "언론악법 등 저지 위해 시민에 동의구하러 자리마련"

   
  ▲ 무대에 올라 발언하는 주봉희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 뒤로 KBS사옥의 송수신철탑이 보인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또한 공연 도중 막간에 주봉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올라와 KBS 비정규직 대량 해고 방침에 대해 절규했다. 주 전 부위원장은 "KBS에서 비정규직으로 (많은 사람들이) 5년, 7년, 10년, 13년 있었다. 그런데 기간제 법률(비정규직보호법안)로 7월1일부로 420명 가까운 노동자가 해고된다. 이 가운데 한 여성노동자는 그 충격을 받고 유산까지 했다. 오늘 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저 KBS가 대한민국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의 원천이 KBS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과 관련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끔 주목받고 싶은 삶을 살고싶겠지만 대부분은 이름없는 들풀처럼 살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자연스럽게 자유롭게 뜻대로 살도록 놔두지 않고 있다. 주목받고 싶어하는 이명 박 때문"이라며 "우리는 주목받은 삶을 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시민과 언론인의 입을 봉하려고 하는 언론악법 저지를 위해 민주노총이 시민에 함께 동의를 구하려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한달에 83만원 밖에 못받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깎겠다는 발상이 민주주의인가"라 되물으며 "실업자 비정규직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