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밤 12시10분 '민주주의, 위기인가'라는 주제로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전화로 시청자의견을 전한 한 시민이 "'이명박 대통령이 죽으면 떡 돌린다'는 우스개소리가 있다"고 말했다가 논란을 빚자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당시 전화를 통해 "분명한 민주주의의 후퇴이고, 이걸 따지는 자체가 창피한 일이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 근본인데 용산참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이 대통령이 사과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70%가 넘지만 소수 30%의 의견에 따라 사과를 못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문제는 이 소수의 의견이 권력자나 권력층의 의중이다. 이게 어떻게 독재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짧게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 국면에서 국민들 사이에 '이명박 대통령이 죽으면 떡 돌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게 민주주의에서 여론이다. 이것도 무시하려면 무시하라"고 말했었다.

MBC 100분 토론서 '이명박 죽으면 떡돌린다는 얘기 있다'고 말한 시청자 직접 해명

   
  ▲ 지난 18일 밤 12시10분 MBC <100분 토론>에서 전화의견으로 "MB 죽으면 떡돌린다는 우스개소리도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온 시청자가 19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해명 글을 올렸다.  
 
이후 보수적 누리꾼 등에게 비난을 받자 19일 다음 아고라에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글을 올렸다.

그는 당일 그런 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 "지금 시국선언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그만큼 국가적으로 위중한 상황이다. 역사적으로 시국선언이 큰 고비때마다 일어나서 결국 역사를 바꿔왔다고 볼땐 분명 그렇다"며 "하지만, 그날 100분 토론에 참여하신 여당 관계자는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 모르는 건지 알면서 그러신건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화연결하려고 전화 바꿔주시는분에게는 떡 얘긴 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생각도 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전화연결 기다리면서 여당쪽 패널 말씀을 듣고있으니 '어째 민심을 저렇게 모를까' 하는 생각에 참 답답했다. 그래서 맨 마지막에 그 발언은 저도 모르게, 예전에 어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가 '이명박 죽으면 떡 돌린다더라 이게 민심이다'라는 멘트를 들은게 강하게 기억에 남아서 그말을 했던 것이다. 마치 전등을 켤때 스파크가  팍∼하고 튀듯이 돌발적으로 튀어나온 생각이라고나 할까"

"대한민국은 지금 암흑기, 죽음 공포증…언제 잡혀갈지 모른다 두려움 속에 살아"

그는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분명 암흑기"라며 "죽음 공포증이라고 아느냐. 다시 말해 '나도 언젠가 갑자기 죽을지 모른다'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 병적으로 사로잡히는 증상을 말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꼭 그렇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 들어서부터 전주에서 분신자살하신분, 용산참사에서 화염속에서 처참하게 불살라져 숨지신 여섯 분, 집회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곤봉과 방패와 군홧발로 머리와 몸이 피투성이가 되신분, 정치보복으로 결국 생을 마감하신 전직대통령 등"을 제시한 뒤 "우리는 지금 마치 활어집 수족관에서 언제 뜰체에 뜨여서 먹이로 전락할지 모를 일을 걱정해야 하는 그런 신세로 전락했다. 다른분들도 그렇고 저역시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잡혀갈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솔직히 부정하고싶지만 그날 방송발언이 그토록 문제가되고보니 저역시도 이번에 그런 느낌을 많이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떡 돌린다는 발언의 의미에 대해 그는 "제가 말한 의도는 '그만큼 민심과 시국이 위험하다' '그만큼 국민들은 간절하다' '그러니 이명박정부는 제발 정신좀 차려라'라는 의미였다"며 "이게 왜 '떡 돌린다' 표면적인 문구에만 집착이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 지난 18일 밤 12시10분 방영된 MBC <100분 토론>의 홈페이지.  
 
그는 다시 정부여당에 대해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라. 툭하면 경찰이 달려들어서 두들겨패고 붙잡아가고, 끝난줄 알았는데 이제는 검찰이 달려들어서 붙잡아가고 또 끝난줄 알았는데 보수단체에서 달려들고 정권에서 달려들고 여당관계자 분이라면, 아니 이명박  대통령이시라면 이런 속에서 살수 있겠느냐"며 "제발 부탁인데 국민들 숨통좀 그만 틀어막아달라. 국민들은 지금 질식하기 일보직전"이라고 호소했다.

"국민들은 지금 질식하기 일보 직전…숨통좀 제발 그만 틀어막아달라"

그는 "내가 실제로 떡을 돌린다면 '숨통 트인 것에 대한' '죽음에 대한 공포없이 살게된 것에 대한' '인간답게 살게된 것에 대한' 기쁨에 기인한 것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MBC 제작진에 대해 "이번 발언은 순전히 저의 돌발적 자의적 행동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MBC 관계자에게 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MBC 관계자에 다시한 번 사과드린다. 이번 발언파문으로 저역시 심하게 심적인 동요가 일고 있다. 당분간 글도 못쓸 것같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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