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언론연구원, 다섯가지 생존원칙 제안

미국언론연구원(API)이 위기의 신문산업에 다섯 가지 생존 원칙을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4일 신문업계 책임자들과 모임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콘텐츠를 제값 받고 팔아야 하고 이를 위해 광고주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 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I는 특히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신문사들의 콘텐츠 수익을 가로채고 있다면서 신랄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날 모임에서는 온라인에서의 수익 확보 방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API는 첫 번째 원칙으로 “공짜 콘텐츠는 없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유료화를 통해 콘텐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API는 소액결제와 선불결제, 또는 둘을 결합한 모델을 제안했다. 두 번째 원칙으로는 콘텐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저작권을 강화하고 수익을 창출할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I는 광고시장이 2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종이 신문은 127년이 걸렸는데 온라인 신문은 1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자료를 소개하기도 했다. API는 이 보고서에서 애트리뷰터라는 업체를 통해 뉴스 콘텐츠가 어디에서 허락 없이 사용되고 있는지 감시하는 방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API는 이 시스템을 통해 콘텐츠를 무단 사용하는 곳에 대해 광고 수익의 손실을 배상하도록 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저작권 분쟁이 시작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세 번째 원칙은 콘텐츠의 가치가 공정하게 분배돼야 한다는 것이다. API는 “구글은 신문사들에 협조적이긴 하지만 이익 배분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API는 “뉴스 콘텐츠의 수집과 배포, 링크 등에 더 높은 비용을 부과하고 법적이든 정치적이든 이들 인터넷 기업들에 압력을 넣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네 번째 원칙은 수익 창출에 더 많은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API는 전자책 리더 킨들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아마존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콘텐츠 공급자보다 아마존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API는 “신문사들이 직접 소비자들을 접촉할 수 있어야 하고 적어도 소비자 데이터에 접근하고 직접 가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PI는 “킨들 사용자들의 연령은 종이신문 구독자들의 연령과 거의 비슷하다”면서 전자책 시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 원칙은 광고주들에게 집중하기보다는 독자들, 다시 말해 소비자들에게 집중하라는 것이다. API는 특히 “온라인판이 종이신문을 그대로 옮겨놓으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온라인이 주는 무궁무진한 새로운 가능성을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다.

API는 이 보고서에서 인터넷 기업들을 집중 공격했지만 이를 인용한 테크크런치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테크크런치는 “신문을 죽인 것은 구글이 아니라 독자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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