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예산 22조, 대운하 의혹 논란
4대강 예산 22조, 대운하 의혹 논란
운하백지화국민행동 "환경국치일"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 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운하계획입니다. 저는 본 과제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 소위 ‘보안각서'라는 것을 써서 서약했습니다.…소심한 저도 도저히 용기를 내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불이익을 감수할 준비를 하고요. 최악의 경우 실업자게 되겠지요. (용기를 내서 글을 올린) 그 이유의 첫째는 국토의 대재앙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이 지난해 5월23일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은 누리꾼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여론 반발에 밀려 대운하 계획을 유보했던 이명박 정부가 4대 강 정비 계획이라는 변형된 대운하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폭로 내용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겨레 5월24일자 1면 <대운하 연구원 “4대 강 정비 실체는 운하계획”>이라는 머리기사가 실리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번졌다. 이명박 정부는 4대 강 정비는 대운하가 아니라는 주장을 반복했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을 비롯한 관련부처 관계자들이 8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 마스터플랜 수립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 사업을 하건, 4대 강 정비 사업을 하건 변하지 않는 사실은 강물에 천문학적인 금액의 국민 혈세를 쏟아 붓는다는 점이다. 21세기 첨단혁명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성장 동력이 강물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2009년 6월8일 ‘4대 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국토해양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가 함께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4대 강 살리기 본 사업비는 16조 9498억 원에 이른다. 낙동강에 본 사업비 예산의 절반이 넘는 9조 7875억 원이 투입되고, 한강은 2조 435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본 사업비는 당초 예상보다 3조 원 가량 늘어는 수치이다. 국가하천관리 하수처리시설 설치 등을 위해 별도로 5조 3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명박 정부는 2012년까지 22조 2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강 정비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는 ‘생명이 깨어나는 강,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말은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선거 포스터에 담았던 내용이다.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대한민국’은 국민 논란 속에 4대 강 정비 사업을 강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는 기후변화 대비, 자연과 인간의 공생, 지역균형발전과 녹색성장 기반 구축, 국토재창조 5대 핵심과제로 꼽았다.

이명박 정부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웠지만, 마스터플랜 발표 단계부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수질대책, 식수문제, 부동산 투기, 변형 대운하 논란이 예전하다. 4대강에 설치될 보(논밭에 물을 대기 위해서 하천에 둑을 쌓아 만든 저수시설)는 당초 4개에서 16개로 늘렸고, 높이도 당초 예상보다 높게 설치할 계획이다.

   
  ▲ 2009년 5월24일자 한겨레 1면  
 

국토해양부는 대운하 전 단계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4대강 살리기는 홍수피해 예방, 물 부족 해소, 수질개선 등 시급한 물 문제를 해결하고, 강을 통해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등 우리 국토를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다. 화물선 운행을 위한 갑문, 터미널 등의 설치계획이 없고, 수심과 저수로폭도 구간별로 일정하지 않으므로 대운하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8일 논평에서 "보는 지난해 12월 첫 발표 때보다 무려 12개가 늘어나 16개로 확정되었다. 예산도 114억 원에서 10배 이상 늘어나 1조  5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준설은 2.2억㎥에서 5.7억㎥으로 늘어나 4대강 사업 세부 예산 중 가장 많은 5조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보건설과 준설은 4대 강 정비사업이 한반도운하의 1단계 사업이 될 가능성의 근거로 지적되어왔다. 보는 간단한 설계변경으로 얼마든지 갑문이 될 수 있고, 준설은 운하의 길을 만드는 하도정비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2009년 6월8일을 환경 대재앙의 시작이자 환경 국치일로 규정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성명에서 “정부는 4대 강 살리기 사업 최초 발표시 보를 4개 설치하는 것으로 하였다가 중간발표에서 16개로 숫자를 대폭 늘렸다”면서 “가동보를 설치할 계획임을 최종 발표했다. 가동보는 갑문이 없어도 설계만 변경하면 운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모로 가도 운하로만 가면된다는 MB를 비롯한 운하제일주의자들이 지난 1년간 국민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여가며 결국 환경 대재앙을 몰고 올 운하 사업을 국민에게 선포한 것”이라며 “우리 국토는 MB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자신의 정원을 이리저리 가꾸는 것처럼, 우리 국토를 개조하려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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