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1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적어도 이 사회가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 없는 세상’이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28일 방송된 YTN <돌발영상> ‘21년 전 노무현’편이 시청자를 울렸다. 부산 동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노 전 대통령이 1988년 7월8일 첫 대정부질문에서 했던 발언이 기타를 치며 '상록수'를 부르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과 함께 방송되면서 애잔함이 더했다.

서러워 스스로 목숨 끊는 일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새벽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28일 방송된 YTN '돌발영상'.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발언에서 “청년 학생들이 죽어가는 것은 감옥에 가서 참회해야 될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온갖 도둑질을 다 해 먹으면서 바른 말 하는 사람 데려다가 고문하고 죽이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며 “그 사람들이 임명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에게 무슨 대책이 있으리라고는 믿지 않습니다. 물으면 제가 그르지요”라고 말했다. 사투리 섞인 그의 목소리에는 부조리한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의지와 강직함이 묻어난다.

그는 이어 “노동자와 농민이 다 함께 잘 살게 되고 임금의 격차가 줄어져서 굳이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높은 자리에 안 올라가도 (되는)그런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권양숙 여사 앞에서 연습한 ‘상록수’ 1절을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 앞에서 부르며 “2절을 까먹었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 기억의 ‘노무현’이었다.

<돌발영상> ‘…노무현’편이 방송된 뒤 아이디 ‘grace3’은 “몇 번을 틀어서 듣고 보면서 웃었다 울었다했다”며 “노 전 대통령은 ‘제 마음 속의 영원한 푸른 소나무’다.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남기신 메시지를 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디 ‘bebenia’는 “그런 세상 만들기가 뭐가 이리 어렵냐”고 안타까워했으며 아이디 ‘taewani0121’은 “역시 ‘돌발영상’”이라며 “앞으로 국민의 마음을 읽는 방송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은 “김미선 앵커가 국회영상회의록시스템에 있는 자료를 제보해 줬다”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만들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이 평소 바라셨던 대로 민주주의가 완성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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