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는 29일까지 정규 편성돼 있던 인기 오락 프로그램의 방송을 취소하고 교양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을 대신 방영키로 했다.
KBS가 26일 공지한 편성 변경 방안에 따르면 KBS 2TV의 경우 이날 밤 11시5분 방영할 예정이었던 <상상 더하기>는 특별 앙코르 드라마 <유행가가 되리>로 대체되고, 28일 밤 9시엔 <대결 노래가 좋다>가 휴방되는 대신 <우리 동네 뉴스왕>이 전파를 탄다. 또 <해피투게더 3> 가 편성됐던 같은 날 밤 11시5분엔 특집 앙코르 <드라마 시티-못생긴 당신>이 대신 방송된다.

29일엔 KBS 2TV 오락 프로그램 3편이 모두 방영되지 않는다. 매주 금요일 저녁 6시40분에 방송되던 <뮤직뱅크>가 나가지 않는 대신 특집 다큐멘터리 2부작 <아프리카 맹수 벼랑 끝에 서다>가 시청자를 찾아가고 <코미디쇼 희희낙락>(금 밤 11시5분)은 특선영화가 대체할 예정이다. <유희열의 스케치북>(금 밤 12시15분)이 방영되는 시간대엔 <2009 힐스테이트 서울경제 오픈골프 1라운드>가 녹화 중계된다.

MBC 역시 간판 오락 프로그램들의 편성 취소를 결정했다. 27일 <황금어장>(수 밤 11시5분)과 29일 <섹션TV 연예통신>(금 밤 9시55분)은 각각 특선 다큐멘터리 <물의 정원 사토야마>와 고 노 전 대통령0시 관련 특집 다큐멘터리로 대체됐다. SBS도 29일 <웃음을 찾는 사람들>(금 밤 9시55분)과 <절친노트>(금 밤 10시55분) 대신 다큐멘터리 두 편을 잇달아 편성했다.

앞서 방송 3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인 23일부터 오락 프로그램 방영을 자제해 왔다. KBS는 2TV의 <스타 골든벨>과 <샴페인>, <해피선데이>, <미녀들의 수다> 등을, MBC는 <무한도전>,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퀴즈>, <일요일 일요일 밤에>,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 등을, SBS는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놀라운 대회 스타킹>, <일요일이 좋다>, <SBS인기가요>, <TV로펌 솔로몬>, <야심만만 2-요절복통 유.치.장> 등을 교양 프로그램 등으로 대체 편성했다.

특히 KBS의 경우 23일 2TV <천하무적 토요일>을 방영하고 이튿날 <해피선데이>도 예정대로 내보내려다 시청자들의 항의가 쇄도하자 방송 시작 1시간 여를 앞두고 <뉴스특보>로 대체하기도 했다.

이런 ‘특별 편성’과 관련해 MBC의 한 관계자는 26일 “수익성과 국민 정서 중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내부 격론 끝에 전직 대통령 서거란 국가적 변고 상황인 점을 감안,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편성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합의에 도달했다”면서 “장례일인 29일까지 근조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프로그램은 과감히 버린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밝혔다. SBS 관계자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 국민장 기간 중 경박스러운 프로그램은 배제하는 게 당연하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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