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지난 22일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본지 박상주 논설위원,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등에 대해 1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KBS․MBC와 소속 기자 등을 상대로 5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데 이은 추가 소송이다. 이로써 장씨 사건과 관련해 조선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모두 68억 원으로 늘어났다. 조선은 이번 소송을 끝으로 장씨 사건과 관련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조선은 지난 23일자 사보에서 “친노(親盧)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를 비롯, 박상주 미디어오늘 논설위원,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대표,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나영정 진보신당 대외협력실 국장 등을 상대로 2억~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조선이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은 박 논설위원 등 4명은 각 2억 원, 서프라이즈는 5억 원 등 모두 13억 원이다.

   
  ▲ 미디어오늘 3월25일자 시평.  
 
조선은 “서프라이즈는 본사와 특정임원의 실명과 사진 등이 포함된 명예훼손성 게시물을 장기간 방치,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유포의 진앙지로 지목돼 왔다”며 “김성균·박석운·나영정 씨는 본사 앞에서 시위를 열고 본사 특정 임원이 지위를 이용해 성 접대를 받고 경찰 수사에 압력을 행사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해 왔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박 위원에 대해서는 지난 3월24일 게재한 시평 <더러운 포식자들>에서 마치 조선의 임원이 ‘장자연 리스트’에 연루된 것처럼 묘사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강효상 조선 경영기획실장은 이날 사보를 통해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잇달아 소송을 낸 데 대해 “근거도 희박한 한 문건을 이용해, 조선일보의 도덕성과 존엄성을 허물어뜨리려는 온갖 기도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묻는 조치”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본사는 지금까지 관련 증거를 충실히 수집해왔고, 이 자료들을 면밀히 검토해 소송 대상을 신중하게 선정했다”며 “소송 기준은 피고들의 범법행위 강도와 본사가 입은 피해 정도에 맞춰 상대가 누구인지에 관계없이 원칙대로 공정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혹자는 소송 가액이나 피고소인 수가 얼핏 많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만큼 광범위하고 집요한 안티 세력들에 의해 본사가 엄청난 피해를 당했음을 말해주는 것”이고 “이번 소송은 억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본사 음해와 공격에 나선 사람들을 신중히 선별해 대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과잉 대응’ ‘소송 남발’이라는 지적을 의식해 “우리 사우들도 외부에서 본사의 소송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비방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머뭇거리거나 동조할 게 아니라 우리 입장을 잘 알리고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안티 세력들 모임에 나서 우리 사우들을 대놓고 ‘졸개’라고 지칭하고도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을 정도로 안티 세력들의 무도함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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