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먹었던 음식 중 뭐가 제일 맛있었냐고 염라대왕이 물으면, 비싼 것도 많이 먹었지만 이상하게 자장면 생각이 날 것 같아." 만화가 박재동 화백의 고백이다. 비단 박 화백에게만 아니라 자장면은 한국인에게 가장 친근한 외식 메뉴 중 하나다.

17일 밤 11시20분 방영될 SBS TV '짜장면의 진실' 편(사진)은 자장면을 다각도에서 조명한 흥미로운 영상 보고서다. 자장면이 어느 나라 음식인지, 왜 검정색인지,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면으로 불리는 게 옳은 건지, 한국인들은 왜 자장면을 좋아하는지, 초기 자장면의 모습은 어땠는지 등 다양한 의문점에 대해 다룬다.

   
  ▲ ⓒSBS  
 
이날 방송은 먼저 중국 베이징(北京)과 산둥(山東) 지역, 대만 등의 현장 취재를 통해 자장면의 기원과 역사를 밝혀낸다. 제작진은 "취재 결과 중국의 장이라 믿어져온 자장면의 주원료 '춘장'은 중국에 없었다"며 "중국 자장면과 차별화되는 한국 자장면의 가치와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방송은 한국 춘장의 제조 공정과 그 이름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소개하고, 한국 자장면의 영양학적 가치 등도 살핀다. 제작진은 "한국 자장면의 색깔이 검정색으로 바뀐 이유와 캐러멜이 처음 춘장에 들어가게 된 사연을 칠순의 국내 최대 춘장 생산업체 명예회장으로부터 들어봤다"고 전했다.

방송은 자장면의 표기법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한국인의 91.8%가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부른다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프로그램으로 통해 공개된다. 프로그램은 "학자들은 외래어표기법과 한글맞춤법, 과거 사전 등을 근거로 '자장면이 맞는 표기'라고 주장하지만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국립국어원 민원 게시판은 몇 년째 짜장면으로 표준어를 바꿔달라는 누리꾼들의 항의로 뜨겁다"고 전한다.

이밖에 방송에선 인천 차이나타운 1세대 주방장들의 증언을 토대로 지금과 전혀 다른 초기 자장면과 이를 항구 노동자들에게 팔았던 노점상의 모습이 재연되고 '공화춘'이 한국식 자장면의 발상지인지를 둘러싼 논쟁도 소개된다. 자장면 선호도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된다.

제작진은 "한국인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장면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자신이 전문가인양 할 말을 쏟아낸다. 이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자장면에 얽힌 '나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의미"라며 "프로그램은 자장면 마니아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자장면의 진실을, 중·장년층에겐 잃어버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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