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가 MBC 제작진 6명 전원에 대해 체포영장 및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 밤 긴급체포된 이춘근 전 PD의 아내 최아무개씨는 26일 오전 기습적으로 검찰 수사관 3명이 자택에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영장에서)자택 주소지가 기재된 사람 중 한 사람이 우리 집이며 그 외에도 5명의 주소지가 더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 PD수첩 제작진 6명 전원 체포·압수수색 영장 발부 확인

   
  ▲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소속 수사관 3명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춘근 MBC PD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조현호 기자 chh@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시작된 검찰의 현직 PD 자택 압수수색은 이 PD 외에 조능희 전 MBC CP(책임프로듀서)의 자택도 같은 시각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관은 서울 마포구 이춘근 PD의 자택에 들어와 1시간30여 분간 집 구석구석을 압수수색 한 뒤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 등을 압수해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소속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한 검찰 수사관은 이 PD의 자택 압수수색 영장 발부 사유에 대해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어제 소환되면서 전반적으로 하게 된 것"이라며 "발부시기는 25일 저녁"이라고 말했다.

이 PD의 아내 최씨에 따르면 검찰은 △(동영상) 테이프 일부 △디지털카메라 SD카드 △기사출력물 14장 △취재수첩 일체를 압수했다.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최씨는 전했다. 이밖에도 컴퓨터 하드 전체를 스캔(복사)하고, 다량의 유인물 등을 압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근·조능희 PD 압수수색 '기습'…이PD 자택서 '테이프·카메라 SD카드·인쇄물 등 압수

   
  ▲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소속 수사관 3명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춘근 MBC PD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조현호 기자 chh@  
 
최씨는 "영장 맨 앞장에 보니 차량 및 피의자 자택 등이 기재돼있었고, 별지에 주소가 6군데가 쓰여있었다. 그 중 한 곳이 우리집"이라며 "어젠 내 차량을 샅샅이 뒤졌다"고 밝혔다.

최씨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끝난 낮 12시20분께 한 인터뷰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벨을 누르자) 솔직히 겁이 났다"며 "문을 열어주면 안 될 것 같아 걱정스러웠다"고 밝혔다.

최씨는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해간다는 주장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틀 밤을 세우고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미행해서 차를 가로막고 잡아가는 것은 해도해도 너무 한 것"이라며 "특히 얼굴이라도 한 번 보려고 (오늘 서초경찰서에) 갔는데 50여 명의 전경이 둘러싸 제대로 보지도 못하게 한 것은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이 PD 아내 최씨 "남편 흉악범도 아닌데…노종면 위원장 구속 보고 '우리남편도' 울컥"

   
  ▲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소속 수사관 3명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춘근 MBC PD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조현호 기자 chh@  
 
최씨는 "남편이 흉악범도 아닌데 그런 식으로까지 해야 하는지 속상하고,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며 "게다가 (서초경찰서에서)집으로 돌아 오자마자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들이닥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씨는 남편의 광우병 의혹 편을 두고 정부가 탄압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 남편은 명백히 자신의 일을 한 것이었고, PD수첩 PD로서 맡은 바 일을 한 것"이라며 "어제 노종면 YTN 위원장이 구속되는 걸 보고 사실 울컥했다. '이러다 이춘근에 대해서도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실제로 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개탄했다.

"남편 명백히 자신의 일 한 것일 뿐"

   
  ▲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소속 수사관 3명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춘근 MBC PD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황망한 마음으로 인터뷰 중인 이 PD의 아내 최씨. 조현호 기자 chh@  
 
최씨는 "검찰은 심지어 가수 이승환 CD를 두고 '이게 뭔지 틀어보라'고 해 황당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이날 MBC 미디어오늘 취재진이 압수수색 상황을 취재하자 "나가라"며 경찰을 부르겠다고 압박했으나 뒤이어 한겨레 경향신문 MBC 보도국 취재진이 들어오자 서로 협조하기로 한 뒤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