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6일 '프로포폴' 성분 수면마취제의 마약류 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신적 의존성이 있는 이 약물이 환각제로 오·남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이유에서다.

21일 밤 11시10분 방송되는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 '명약인가, 마약인가-수면마취제의 두 얼굴' 편(사진)은 수면마취제의 오·남용 사례와 더불어 이 약물의 효능과 위험성을 둘러싼 논란을 조명한다.

   
  ▲ ⓒSBS  
 
일부 의사와 전문가들은 제대로만 시술하면 수면마취가 전신마취보다 안전하고 부작용도 적다고 주장한다. 또 프로포폴은 비교적 안전하고 세계적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수면마취제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부작용 발생 시 해독제가 없다는 이유로 프로포폴을 이른바 '죽음의 마취제'라고까지 부른다. 현행법상 향정신성의약품 품목에서 빠져 있어 관리 소홀로 인한 오·남용 소지도 충분하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실제로 수면마취제 중 하나인 프로포폴이 피로 회복 및 피부 미용에 좋은 데다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 강남 지역의 일부 성형외과와 피부과, 산부인과 등이 '피로 회복제'처럼 이 약을 주사해 주고 있는 것으로 제작진의 확인 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1월 한 지방 병원의 외과병동에서 근무하던 한 간호사가 수면마취제를 60여 차례나 빼돌려 사용해오다 적발돼 불구속 입건된 사례가 있었고, 이에 앞서 2005년엔 한 유명 산부인과 원장이 스트레스와 불면증 해소를 위해 수면마취제를 남용하다 사망한 일도 있었다.

프로그램은 "내시경 검사나 간단한 수술에 수면마취가 널리 사용되면서 각광 받게 된 프로포폴을 '포폴', '하얀 약' 등으로 부르며 상습적으로 맞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고 병원도 수술 이외의 용도로 주사를 놓아주고 있다"고 전한다.

이날 방송은 또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뒤의 황홀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2005년부터 지금까지 수백 번이 넘게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았으며 검사 비용을 마련하려고 절도까지 벌였다는 한 남자의 고백과, 지난해 1월 턱관절 수술을 앞두고 마취 직후 숨진 윤아무개씨 등 프로포폴 탓인 것으로 의심되는 사고 사례들도 소개하고 그 원인을 파헤쳐 본다.

제작진은 "관계부처의 관심 부족과 의료계의 침묵 등이 복합돼 발생한 허술한 관리 탓에 의료 현장에서 수면마취제가 오·남용되는 실태를 살피고 그 대안은 없는지 고민해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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