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이 최근 실시한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85%에 육박하는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된 데 대해 KBS 노조위원장 출신의 현상윤 KBS 시청자사업팀 PD가 12일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미디어악법 저지를 위한 100일이라는 기간 동안 "전국언론노동조합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복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현 PD는 이날 사내통신망(KOBIS)에 올린 '미디어 100일 전쟁, 어떻게 싸울 것인가'라는 글에서 총파업 가결 결과에 대해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KBS의 연대파업이 6월 임시국회에서 악법저지를 위한 언론진영에 백만대군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현상윤 KBS PD "총파업 가결 고무적…문방위 처리 시도할 때 돌입해야"

   
  ▲ 지난달 27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서 열린 KBS 노조주최 '미디어악법 날치기 상정 규탄 결의대회'에서 현상윤 PD가 조합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현 PD는 "노조가 밝혔듯 '법안이 그대로 표결처리 된다면 즉각 파업할 것'이 아니라 본회의 표결 전에 '문방위에서 일방 처리를 시도할 경우' 즉각적인 총파업에 돌입해야 할 것"이라며 "사후 약방문 쓰는 결과가 돼서는 절대 안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 PD는 "2개 채널, 5000 조합원의 최강노조 KBS와 1·2차 총파업을 거치면서 큰 피해 없이 더욱 단단해진 소수정예 MBC가 중심이 된 언론노조의 명실상부한 총파업투쟁은 야3당과 시민언론단체 그리고 언론악법에 반대하는 60% 이상의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팽팽했던 힘의 균형을 뒤집고 MB계 집권당의 언론장악을 통한 독재와 장기집권 음모를 반드시 분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PD는 "집권당이 한 통속으로 다수의 힘만을 믿고 국회에서 표결로 강행 처리한다면 그때는 YS정권 말기의 노동법 날치기 때 마냥 국민적 저항을 불러와 결국은 국민에게 항복하는 사태가 초래될 것"이라며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정착된 형식적 민주주의의 틀마저 깡그리 뭉개버린 MB정권의 독재회귀에 대한 중산층과 지식층의 반감이 어떤 형태로든 분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집권당 다수 힘으로 밀어붙이면 국민적 저항에 항복하게 될 것"

현 PD는 "반대로 언론노동자의 총력투쟁과 국민적 지지로 6월 임시국회에서 언론악법을 저지하게 된다면 집권당은 더 이상 추진력을 상실하게 된다"며 "그래서 6월 임시국회가 마지막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현 PD는 이런 상황하의 KBS에 대해 "실속도 없는 수신료에 매달려 언론악법을 방치해 재벌 및 조중동 MBC SBS의 상업방송체제가 들어설 경우 공영방송이 설 자리는 없다"며 "국정철학을 잘 반영하고 법질서 의식 등 국민계도 기능을 잘 수행하면 그 뿐인 몸집도 한없이 쪼그라들 관영방송에 어느 누가 수신료를 두둑히 올려 주려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현 PD는 "아마도 공영방송법안의 수신료 규정은 '공영방송위원회 안에 수신료 산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수신료의 액수를 결정하며 국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절차적인 규정이 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수신료 인상은 미디어법과 공영방송법이 순차적으로 통과된 이후부터 새로 논의가 시작돼 결국은 국회 관문을 뚫어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대규모의 구조조정 노력이 선행돼야 그나마 한 4000원 정도로 올려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안방 내주고 빌어먹는' 꼴"이라고 예견했다.

현 PD는 반대로 "현재의 공영방송체제가 유지된다면 최악의 경제위기로 일시적인 경영상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다 같이 허리를 졸라맨다면 충분히 감내할 만 할 것"이라고 했다.

"KBS 수신료 인상 매달릴 때 아냐…100일 동안 언론노조·사회단체 연대복원 매우 중요"

현 PD는 KBS 노조의 100일 동안의 투쟁방향과 관련해 "언론노조 및 시민사회 단체와의 연대복원이 매우 중요하고 6월 전쟁에서의 KBS역할이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강동구 위원장과 집행부 및 비대위원을 포함한 우리의 지도부가 언행이 일치한 강고한 투쟁의지와 실천으로 5천 조합원의 선봉에 선다면 우리 조합원 모두는 일심단결하여 최후의 미디어전쟁에서 결정적 승리를 움켜쥘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 PD는 "그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의 생존권과 KBS를 지키고 뒤틀린 반동의 시대에 꺼져가는 민주주의를 소생시키는 길"이라며 "KBS노조에 주어진 시대적 책무와 역사적 소명을 그르쳐 5천 조합원 모두를 역사의 죄인으로 전락시키는 참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악법저지를 위한 6월 투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기대하고 당부드린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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