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KAL기 폭파범 김현희씨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씨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폭파 조작설을 부인하며 "나는 가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과 '호소'는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보수신문에 대서특필됐다. 중앙일보는 국정원이 김씨에게 거짓증언을 강요한 것이 사실이라면 반국가 사범이라며 엄정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의혹을 조사중인 대법원 진상조사단은 11일 이용훈 대법원장을 조사하는 등 조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진상조사단은 신 대법관이 부당한 재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잠정 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 경향신문 MBC 등이 보도했다.

다음은 12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북이 쏘려는 발사체 인공위성이 맞을 것">
-국민일보 <'수수료 다툼'에 공과금 신용카드로 못내…서민은 더 힘들다>
-동아일보 <해외건설 근로자 병역면제 추진>
-서울신문 <농사 전자기후도 나온다>
-세계일보 <홍익대 미대 실기시험/2013학년도부터 폐지>
-조선일보 <19년만의 외출>
-중앙일보 <'3월 위기설' 사그라지나>
-한겨레 <교과부 '3불 무력화' 대교협 편들기>
-한국일보 <긴박·초조감 휩싸인 월가/'바닥논쟁'이 그나마 위안>

김현희 19년 만의 등장에 조선 "KAL기 폭파 조작설 범죄음모 마침표 찍어야"

조선일보는 1면 <19년만의 외출>에서 "나는 가짜가 아니다"라는 김현희씨의 주장에 "19년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KAL기 폭파범 김씨가 이렇게 항변 아닌 항변을 했다"며 "그는 북한 눈치를 보기 바빴던 지난 정권 10년 동안 'KAL기 사건은 우리 정보당국의 자작극'이라고 끊임없이 이 사건의 왜곡을 시도했던 일부 좌파세력과, 그 장단에 춤춘 일부 정권 사람들에게 맺힌 게 많은 듯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4면 <김현희 "아직도 KAL기 테러 조작의혹…안타깝습니다">에서도 조작설을 부인하는 김씨의 주장을 전날 기자회견 현장 표정과 함께 강조했다.

조선은 사설 <김현희가 확인한 일본인 납치 가족의 슬픔>에서 "김씨는 KAL기 폭파마저 조작으로 몰아가려 했던 범죄 음모에 대해 '나는 가짜가 아니다'라고 절규한 것"이라며 "국정원은 김씨마저 가짜로 몰아가려 했던 전 시대의 공작에 대한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소모적 논란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 "KAL기 폭파 조작설, 국가 정체성 흔드는 음모론"

중앙일보도 사설 <국정원, KAL기 폭파 조작설 개입했나>에서 김씨가 참여정부 국정원이 조작설을 인정하도록 괴롭혔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국정원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지난 정부가 조작설을 확산시키기 위해 국정원을 동원했다는 것 아닌가"라며 "22년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에 대해 뒤늦게 의혹을 확산시키려 한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비난했다.

중앙은 "우리는 지난 정부시절 KAL기 사건 조작설이 유난히 강력하게 제기된 배경에 대해서도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지난 정부의 누가 국정원으로 하여금 김씨에게 압력을 가하도록 했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져야 한다. 조작설은…국가의 정체성을 흔들기에 충분한 엄청난 음모론이다. 항간의 의혹처럼 친북 이념 확산을 위해 국가 정보비관까지 동원된 사건이라면 이는 반국가 사범"이라고 주장했다.

동아, 조선중앙과 미묘한 차이? "북한 정권 사죄해야"

이와 비교할 때 동아일보의 주장은 조선·중앙일보와 미묘한 차이가 있다. 동아는 사설 <김현희-다구치가 일깨운 한일 납북자 가족들의 고통>에서 "지난 정부에서는 일부 유족과 친북좌파의 의문 제기에 따라 국가정보원이 재조사를 벌이는 일까지 있었다"며 "심지어 친북세력은 김씨를 가짜로 모는 것도 모자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폭파사건을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거짓증언을 하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아는 그 화살을 지난 정부의 국정원과 '친북 좌파'가 아닌 북한에 돌렸다.

"북한 정권은 폭파사건에 대해 사죄하고 납북자들을 돌려보내지 않는 한 결코 테러의 굴레를 벗을 수도 없고, 국제사회의 건전한 일원이 될 자격도 없다."

KAL기 폭파로 부친 잃은 동아일보 기자 "의혹없는 진실 원해…냉전의 산물·역사의 비극"

동아는 또 자사 기자 중 KAL기 폭파로 부친을 잃은 김재영 기자의 편지를 실었다. 4면 머리기사 에서 동아는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 희생자 중에는 중동건설 현장 근무 중 휴가차 귀국길에 올랐던 고 김상만씨가 포함돼있었다"며 "고인의 아들로 현재 동아일보 국제부에 근무하는 김재영 기자가 11일 김씨 뉴스를 보고 아버지께 쓴 편지를 게재한다. 김 기자는 사건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고 전했다.

김 기자는 "비록 유가족들을 위해 조용히 살려고 했다고 말했지만 첫 마디는 나는 가짜가 아니다가 아니라 희생자에 대한 애도였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봅니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희생자 가족이 원하는 것은 한 치의 의혹없는 진실입니다. 진짜냐가 아니라 정부의 성의있는 태도와 위로였습니다. 김현희가 다시 공개석상에 나선 이제라도 의문점을 푸는 데 도움을 줄 수 없나요. 김현희를 볼 때 그 뒤에는 참담한 희생자들이 있었다는 것, 냉전의 산물인 역사의 비극이 있었다는 것을 국민들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겨레 "KAL기 폭파 진상 싸고 논란"

이에 반해 한겨레는 6면 <87년 대선직전 KAL기 공중폭발…진상 싸고 논란>에서 "국정원 직원이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3년 국정원 등이 김씨에게 'KAL 폭파를 김정일이 지시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고백을 해달라고 강요했다는 월간조선 조갑제닷컴의 보도와 관련해 "국정원은 지난해 말부터 내부 진상조사에 착수해 당시 담당 직원들을 상대로 김씨 주장의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경향·MBC "신영철 부당한 재판 압력으로 잠정 결론"

신영철 대법관의 이메일 촛불재판 개입 의혹을 수사중인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신 대법관이 판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결론을 내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 경향신문 MBC 등이 보도했다.

한겨레는 1면 <'신 대법관 부당압력' 결론 내린듯>에서 이같이 보도하면서 대법원 관계자의 말을 빌어 "판사들이 '압력을 느꼈고, 실제 재판에도 반영됐다'는 진술을 하고 있는 만큼 신 대법관의 행동을 '정상적인 행정절차'라고 결론내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전했다. 한겨레는 또 "하지만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물어야 할지를 두고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4면 <'부실조사' 시비땐 사법부 거센 후폭풍>에서도 "대법원은 당시(2월말)보다 제기된 의혹들이 많고, 여러 판사들의 진술과 물증에 의해 재판 개입 사실이 뒷받침되는 만큼 신 대법관이 부적절한 재판 개입을 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당장 판사들이 가시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지만 현재의 상태는 '폭풍 전야의 고요'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도 1면 <대법원 '신영철 재판 개입' 추가 조사>에서 "조사단은 판사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신 대법관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MBC는 11일 <뉴스데스크>에서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지난 5일 동안 조사를 벌인 결과 '신영철 대법관의 이메일과 발언은 재판 개입에 해당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며 대법원 관계자의 말을 빌어 "재판 개입이냐 아니냐는 신 대법관의 말을 판사들이 실제로 압력으로 느꼈는지가 중요하다" "압력으로 느겼다고 판사들이 진술했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거 아니냐"고 전했다.

MBC는 "재판 압력이라는 잠정 결론이 난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대법관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것인지, 더 나아가 사퇴 문제를 둘러싼 법원 내부의 입장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심이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선·중앙은 내주 발표 소식만 간단히 전해

조선일보는 12면 오른쪽 상단에 2단크기의 <신영철 대법관 이메일 파문/이용훈 대법원장도 조사>에서 내주 초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진상조사결과를 내주중 발표할 것이며, "추가 조사가 끝나는 대로 신 대법관의 행위가 '정당한 사법행정 영역'인지, '부적절한 재판 간섭'인지에 대한 의견을 발표문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고 간략히 언급하고 넘어갔다.

중앙일보도 10면 하단에 단신으로 이용훈 대법원장을 조사했다는 내용과 다음 주 진상조사결과 발표 소식만 언급했다.

"국민 67% '재판압력·신영철 이메일 문제있다'"

경향신문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소식도 전했다. 경향은 3면 기사에서 1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7%는 신 대법관의 이메일에 대해 '담당법관의 재판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나온 반면, '정당한 사법 행정권 행사로 별 문제 없다'는 의견은 20.7%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경향 "여권 대법원 자체 조사마저 간섭…법치주의 흔들어"

경향신문은 사설 <여권, 대법원 자체 조사마저 간섭할텐가>에서 신영철 이메일 재판 개입 파문을 두고 "진보진영의 공격"이라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말과 "여론몰이식으로 법관을 물러나라 마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빗대 "여권의 신영철 감싸기가 노골적"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은 "여권의 대응을 보노라면 연일 터져나오는 신 대법관의 재판 개입 실태를 제대로 파악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전현직 판사들이 사실상 실명으로 하는 증언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판 개입은 이미 의혹이나 논란의 수위를 넘어섰다고 보는게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이번 파문의 본질은 법원 고위층이 상관의 지위를 이용해 일선 판사의 재판에 압력을 행사한 사법부 유린"이라며 "여권의 이러한 자세는 현 정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법치주의를 뿌리째 흔들어놓을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한나라 좌파 10년 타령 언제까지" 비판

한국일보는 8면 <한나라 '좌파 10년 청산' 타령 언제까지…>에서 "논란이 큰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한나라당에선 '좌파정권 10년'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방향이 지난 10년과는 다름을 강조하는 동시에 비판여론을 정면 돌파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집권여당이 매번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는 데 대한 비판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가장 비근한 예로 "지난 10년 진보정권 하에서 사법부 내에는 진보좌파 성향의 사람들이 없었는지 스스로 생각해볼 일"이라는 홍준표 원내대표의 발언"이라며 "신 대법관을 적극 옹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은연 중에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을 문제삼은 판사들과 지난 정권의 정체성을 오버랩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은 신율 명지대 교수의 말을 빌어 "이전 정부를 좌파로 규정해 공격하는 게 지지층 결집과 수세국면 탈피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국민통합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근시안적인 전략"이라며 "결국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재집권에도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 "기아차 노조원 민노총에 반기"

조선은 3면 머리기사 <'민노총 핵심' 민노총에 반기>에서 "노동현장에서 민주노총의 투쟁노선과 결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의 핵심인 기아차노조(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조합원 1만여명이 금속노조의 산별 연맹 강화 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기아차 노조 조합원 200여 명으로 구성된 '기아차 노서 사수 대책위'가 11일 "기아차 노조를 해체하고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지역 지부로 편입하려는 금속노조 지도부에 맞서 조합원 총회를 소집할 것"이라며 "1차로 기아차 노조 소속 변경에 관한 찬반 투표를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실시하고 차후에 금속노조에 대한 조합비 납부 거부안을 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조선은 기아차 대책위의장 박홍귀 전 노조위원장의 말을 빌어 "기아차 노조의 금속노조 조합비 납부액이 연 31억 여 원에 이른다"며 "조합비 납부 거부는 조합원 민주주의 원칙을 위배한 금속노조를 응징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은 "기아차 조합원들이 금속노조에 대한 조합비 납부 거부에 찬성할 경우 이는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에 전례없는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 베를린 판형 대대적 지면 홍보

중앙일보는 오는 16일부터 베를리너(베를린) 형으로 지면의 판형을 교체한다는 소식을 별도의 커버페이지(3개면)와 본지 2개면을 동원해 전력 홍보했다. 중앙은 "간편하고 아름다워서 한눈에 쏙 드러온다"고 주장했다.

중앙은 "판을 바꾸겠다는 중앙일보의 변화는 대판에서 베를리너판으로 신문의 크기나 외형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라며 "신문의 내용 자체를 새롭게 바꿔 기존의 틀을 완전히 뒤집는 일"이라고도 했다. "독자 밑에서 뉴스 위에서"라는 구현 방법을 통해 "독자 밑에서 몸을 낮춰 독자를 섬기고 매체 홍수 속에서 깊이 있고, 정확하고 몰고 가지 않는 차별화된 뉴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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