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언론노동자들이 언론악법 폐기해야
언론노동자들이 언론악법 폐기해야
[사설]

여야가 언론악법을 100일 뒤 표결 처리키로 합의한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다. 언론악법이 이 나라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악법이라는 것을 국민 다수의 견해라는 점이 거듭 확인되었지만 국회는 이에 정면 배치되는 결정을 내렸다. 여야는 이번 야합을 통해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을 한층 깊게 만들었다.

언론악법 폐기라는 지상과제는 결국 언론노동자들의 몫이 되었다. 정치권의 절망적인 야합 모습과는 달리 언론노동자들은 1,2차 총파업 투쟁으로 언론악법의 국회통과를 저지해내는 큰 성과를 거뒀다. 언론노동자들은 이번 투쟁과 성공으로 향후 언론악법 폐기라는 목표를 향해 진군할 교두보를 확보했다. 언론노동자만이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킬 최후의 보루라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여야는 2일 언론악법을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100일 간 논의한 뒤 표결 처리키로 했다. 여야는 지난 수개월 동안 나라를 뒤흔든 이 문제를 다수결로 결판내자는 결론을 국민에게 제시했다. 이는 수적으로 우세한 한나라당 뜻대로 악법이 처리될 것이란 결론을 미리 제시한 것에 다름 아니다.

다수 국민에게 실망과 절망감을 안겨준 언론악법 합의처리 결정은 공작정치를 앞세운 여당과 무능하고 무원칙한 야당의 합작품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연말연초 임시국회에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거부로 맛본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공작을 치밀하게 전개했다. 한나라당은 문방위의 고흥길 위원장이 직권 상정 시도로 국회의장을 집중 공격할 단초를 만들고 국회의장 탄핵, 차기 공천 배제 등으로 협박했다. 이 과정에서 족벌신문도 의장의 직권 상정만이 해결책이라는 논조를 양산해 의장을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언론악법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논리를 앞세웠지만 결정적 협상 국면에서 그 것을 전면 뒤집는 속내를 드러냈다.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진출을 불허하고 신문의 지상파 지분 소유 20%는 수정할 수 없다는 안을 제시한 것이다. 집권층은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들여 언론악법이 일자리 수만 개를 만드는 경제 살리기 법이라고 떠벌린 것이 거짓이었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족벌신문에게 방송을 퍼주기 하는 것이 언론악법의 속셈이라는 것을 폭로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언론노동자, 시민사회 등과 공동투쟁을 전개하다가 막판에 한나라당에 백기굴복을 하고 말았다. 민주당은 문방위에서 위원장의 언론악법 직권 상정 시도를 대비하지 못하는 허점을 드러내 여당의 공작정치가 활개 치는 조건을 허용했다. 그 후 민주당은 국회의장 중재로 벌어진 여당과의 협상국면에서 국회의장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우를 범했다.

민주당은 언론노동자, 시민사회와 함께 이런 언론악법의 폐기를 공언하고 공동투쟁을 다짐해왔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굴복하는 과정에서 연대투쟁 세력에게 등을 보이는 모습을 취했다. 여야 야합에 대한 언론 노동자, 시민사회의 분노가 민주당에게 쏟아지는 것은 민주당의 자업자득이다.

한나라당의 반민주주의, 반의회주의적 체질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민주당이 이번 투쟁국면에서 언론노동자, 시민사회 등을 향해 범한 과오의 후유증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언론악법은 세계가 비웃는 후진적인 악법이다. 족벌 신문과 재벌에게 여론을 농단할 방송을 퍼주기 해서 결국 민주주의를 파탄 낼 악법이다. 언론악법은 조중동 족벌신문의 방송진출, 재벌의 방송 장악, 지역 언론 말살이라는 치명적인 현상을 초래해 언론의 공공 및 공익성 후퇴, 여론 다양성 약화를 초래할 것이 누구의 눈에도 명백하다. 언론악법은 세계 경제를 쑥대밭으로 만든 신자유주의의 언론관을 직수입한 것이다. 언론악법의 폐기 처분의 당위성은 너무나 명확하다.

이번에 언론은 궁극적으로 언론만이 지킬 수 있다는 교과서적 진실이 다시 확인되었다. 언론노동자들은 MBC, SBS, CBS, YTN, 아리랑국제방송 노조 등의 전면 제작거부로 2차 투쟁에서 승리했듯 100일후 표결처리를 저지하고 언론악법을 폐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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