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사의표명' 논란과 관련해 방통심의위 노동조합(위원장 이원모)은 22일 박 위원장의 책임 있는 모습을 촉구했다. 방통심의위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박 위원장은 위원회 존립에 치명적일 수 있는 기사가 실린지 1주일이 넘도록 기사내용에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단지 사의표명 기사는 오보였다고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 박명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노조는 이어 "박 위원장과 위원회가 책임 있는 아무런 해명이나 반박도 하지 않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들이 과연 외부의 정치적 공세로부터 위원회의 독립성을 지켜낼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조는 "박 위원장은 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침해할 수 있는 외부의 부당한 압력과 지적이 있었다면 이에 대해 단호히 '아니다'라고 말하고, 필요하면 해명하고 반박했어야 한다"며 "위원장과 다른 위원들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13일 한겨레는 박 위원장이 청와대 쪽에 사의를 표명해 청와대 쪽에서 조만간 후임을 인선할 것이라고 단독 보도했으나, 박 위원장과 방통심의위는 열흘이 넘도록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를 확인하기 위한 인터뷰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으며, 방통심의위 쪽도 사안의 민감성을 토로하며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 한겨레 2월13일자 2면.  
 
다만 조선일보가 지난 17일자에서 "박 위원장은 16일 오전 본지 기자와 만나 '(나는) 그만둘 생각이 없으며, 계속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이후에도 본인 거취에 대해 함구한 박 위원장은 지난 18일 전체회의 도중 본인이 청와대 쪽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 짧게 말한 이후 속시원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박 위원장이 '사의표명 철회'가 아닌 '오보'라고 밝힌 데 대해, 이를 처음 보도한 한겨레도 22일 현재까지 후속 기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에 성명을 발표한 방통심의위노조는 옛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출신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지난해 12월 설립한 곳으로, 전국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지부장 한태선)와는 다른 복수노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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