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미네르바는 가짜라고 신동아가 시인했다. 월간 신동아는 지난해 12월호에 미네르바라는 이름으로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온다… 환투기 세력 '노란 토끼'의 공격이 시작됐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보냈던 K씨가 후속 취재에서 자신이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당초의 발언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17일 오후 발간될 신동아 3월호에 이와 관련 사과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신동아는 지난 2월호에서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그룹... 박대성은 우리와 무관"이라는 제목으로 K씨의 인터뷰 기사를 싣는 등 K씨 등 7명의 전문가 그룹이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해 왔는데 후속 취재 결과 K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판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동아는 사내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오보 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17일 1면에 사고를 게재하고 "신동아의 오보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신뢰받는 언론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조사 과정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에 외부의 법조인과 언론학자도 참여시켜 조사 내용을 철저하게 검증받고 조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독자 여러분께 결과를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 동아일보 2월17일 1면.  
 
신동아는 2월호에서 K씨 등 7명의 미네르바 그룹이 검찰에 구속 기소된 박대성씨와 IP 주소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는데 왜 그 조작된 IP 주소가 하필이면 박씨의 집 PC 주소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못했다. 특히 미네르바가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쓴 글이 모두 모두 'holy~'로 시작되는 박씨의 다음 ID로 로그인 한 뒤 작성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동아 3월호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신동아는 K씨가 뒤늦게 당초 발언을 번복했다고 밝혔지만 애초에 왜 2월호 취재에서는 이런 사실을 밝히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단순히 IP 주소를 공유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박씨의 ID와 비밀번호를 알지 못하면 K씨 등이 미네르바 행세를 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상식적인 의혹이 제기됐지만 신동아는 3월호에서 추가로 밝힐 것이라며 구체적인 해명을 미뤄왔다.

박씨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신동아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지만 거절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신동아는 박씨와 접촉한 사실이 없으며 여전히 K씨 등이 진짜 미네르바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박씨의 변호를 맡은 박찬종 변호사는 “신동아가 K씨를 내세워 박씨를 가짜로 몰아가는 것은 최소한의 언론 윤리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만약 신동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는 박씨의 주장이 맞다면 신동아는 K씨 등이 미네르바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2월호에 실린 K씨 인터뷰 역시 논리적 모순이 많았는데 이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신동아는 두 차레나 K씨에게 속았거나 독자들을 속인 셈이다. 의도적인 조작 여부는 향후 진상 조사에서 밝혀지겠지만 희대의 오보 사건인 것은 분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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