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규 사장이 16일 오전 경기도 오정동 OBS사옥 2층 회의실에서 취임했다. 원래 이날 취임식은 OBS 내 대강당에서 오전 10시에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김인중) 조합원 60여명이 취임식 장소로 들어가 식을 저지하면서, 20여분 뒤 변경된 장소에서 치러졌다.

   
  ▲ 사장 이취임식이 열릴 예정이던 대강당에 조합원들이 들어와 앉자 경비직원이 황급히 이취임식 현수막을 떼어가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날 취임식은 간부 및 국장, 비노조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20분께 시작해 20여분 간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차 사장은 취임사에서 “20년 간 무선호출사업권, 부산방송사업권, 울산방송사업권, 현대홈표핑사업권 등의 추진본부장을 맡아 사업권을 획득하고, 직접 경영에 참여해 회사를 정상화시킨 경력이 있다”며 “사원들의 의지를 바탕으로 OBS를 반드시 성공하는 회사로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반면 OBS노조는 “오늘 취임식은 무산”이라며 “조직을 짜서 매일 출근저지 투쟁을 할 것이고 대외역량을 총동원해 끝까지 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노조가 차 사장의 출근을 막겠다고 밝힘에 따라 17일 오전에도 차 사장의 출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OBS 차용규 사장이 16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차 사장은 취임식이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BS가 힘든 상황인데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열심히 해서 지역에서 사랑받는 방송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007년 이명박 대선 캠프서 방송특보를 지낸 것과 관련해서는 “특보를 한 것은 새로운 일을 해 본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선임 과정에서 (대표이사추천위원회로부터) 점수를 더 받았을 수는 있으나 (사장으로 선임된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노조가 취임식을 막은 것과 관련해서는 “섭섭한 부분이 있다. 적법한 절차로 선임됐는데 어떻게 운영하는지 보고 책임을 물어야지 이를 막으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며 “내가 할 일을 못하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 (노조가) 계속 막을 경우 필요한 조치를 해야겠지만 그것이 사건 해결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차 사장은 “나는 경영전문가이기 때문에 방송은 방송 전문인들이 소신껏 할 수 있도록 일임하고 나는 방송을 잘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 것”이라며 “오는 2011년에는 OBS가 손익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