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가 15일 "현 정부, 보수 언론에서 디지털 시대의 마인드가 없다"며 미네르바 구속과 보도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또 "모든 책임을 (미네르바에게)몰아붙이는 것이 소설을 쓰는 것이다. 검찰이 신춘문예하는 것 아닌가"라며 검찰을 정면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판 막걸리 보안법을 폐지하라'는 제목의 미네르바 관련 토론회(최문순 의원 주최)에서 "미네르바는 탁월했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가지고 있었다. 돌팔이라는 비난이 오히려 디지털 시대에 적절하지 못한 낡아빠진 것이고 디지털 시대를 인정 못한 무능"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 진중권 중앙대 교수.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진 교수는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의 보도 변화를 언급하며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이 무엇인가. 중앙일보가 '환율 프로의 냄새난다', 동아일보에선 '기고했다'고 자랑했다. (보도 이후)그 사이 발생한 것은 고졸이고 전문대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돌팔이 의사'라는 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앞서 조선은 10일자 사설<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국민 경제 스승'으로 모신 분>에서 "이 엉터리 '경제 스승' 사건"이라고 미네르바 사태를 규정했고, 동아는 9일 사설<'31세 골방도사 경제대통령' 누가 만들었나>에서 "온종일 집에 틀어박혀 컴퓨터를 두들기던 31세 무직 청년"이라고 묘사했으며, 중앙은 9일자 1면 기사로 <실체 드러난 '경제 대통령' 가짜에 놀아난 대한민국"이라고 전한 바 있다.

진 교수는 "가상과 현실이 다르다. 인터넷은 중립적 공간이다. 옛날에도 가명이 있었다"며 "디지털 마인드"를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마인드에 대해 "다른 자아를 구축하는 것이 인터넷 맛이다. 온라인 게임하면 10만 추정자를 거느리는 영주가 될 수 있다. 현실에서 인정받지 못한 재능을 온라인을 통해 인정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수언론에서 미네르바 글의 '짜깁기'를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전자매체, 활자매체 글쓰기가 다르다. 웹 상에 오른 것은 수정 편집 가능하다. 온라인 글쓰기는 반제품"이라며 "(디지털 시대)지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핑 능력이다. 거기서 미네르바는 탁월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검찰의 미네르바 수사의 부당성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검찰이 적용한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을 언급하며 "83년에 만들어지고 25년 간 사용된 적이 없고 촛불 정국 때 처음 쓴 것"이라며 "정말 무슨 취지로 만들어진 법인지 모르겠더라. 25년 전 미이라 법인데 미이라가 살아나 파라오의 저주를 퍼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억 달러의 정부 손해에 대해서도 "29~30일 외환시장 참여자 중 미네르바를 읽은 사람이 얼마가 되며 얼마나 영향을 끼쳤나.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24~25일 언론에선 정부 개입이 파다했다"며 "미네르바 글을 올렸을 때 조선 중앙 동아 보도를 봐도 외환시장에 미네르바 글이 영향을 줬다는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검찰 수사 결과 실제로 정부에서 시중 은행에 외환 개입에 외환 매입을 자제하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럴 때 국가 신임도가 떨어진다"며 "한마디로 (미네르바가)국가 신인도 떨어뜨렸다고 했는데 정말 (신인도)떨어뜨린 것은 검찰이다. 구속하려면 검찰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허위였다면 인정 못 받고 정부에서 라이벌로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며 "미네르바 잡혀간 것은 상당부분 진실을 얘기했기 때문에 잡혀갔다는 역설이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진 교수는 "제가 주장하는 것은 '냅둬라 제발 좀. (인터넷에서)놀게 내버려 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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