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 담론 구조가 미네르바 신드롬 만들었다”
“폐쇄적 담론 구조가 미네르바 신드롬 만들었다”
[인터뷰] 21세기경제학연구소 최용식 소장

   
  ▲ 21세기경제학연구소 최용식 소장  
 
21세기경제학연구소 최용식(사진) 소장은 미네르바와 많이 닮았다. 비주류 경제학자라는 점에서 그렇고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면서 직관적이고 명쾌한 경제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최 소장은 지난해 12월 미네르바가 월간 신동아에서 ‘노란 토끼’의 공격을 경고하며 3월 위기설을 거론했을 때 “미네르바가 오판했다”며 반박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최 소장은 “미네르바가 상당한 수준의 전문가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의 전망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 검찰에 긴급 체포돼 구속된 박아무개씨를 두고 진위논쟁이 한참인데.

“나도 아니라고 본다. 박씨가 아고라의 글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직접 쓴 건 사실 같지만 모두 쓴 건 아닌 것 같다. 박씨가 전문대졸이라고 무시하는 게 아니라 미네르바가 쓴 글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 정보를 담은 글도 많았다.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글도 많았지만 일반인의 수준을 뛰어넘는 글도 있었다. 검찰 조사 결과 밝혀지겠지만 미네르바가 여러 사람일 수도 있을 것 같다.”

- 미네르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미네르바는 사람들이 읽고 싶어하는 글을 썼다. 시장 상황이 낙관적일 때 사람들은 계속 낙관적인 전망에 귀를 기울이고 비관적일 때는 더욱 비관적인 전망에 끌린다. 그런데 누구도 미네르바처럼 시원시원하게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주목을 받은 것이다. 논리적으로 문제는 많았지만 정부나 전문가들 가운데 누구도 제대로 이를 반박하지 않았다.”

- 정부가 나서서 반박한 적도 여러 차례 있었는데.
“적당히 덮고 넘어가려고 하지말고 반박을 하려면 제대로 했어야 했다. 9월 위기설이든 3월 위기설이든 정부가 나서서 기꺼이 소통하고 시장의 불안을 풀어줬어야 했다.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대학교수 가운데 누가 이번 위기와 관련해서 제대로 된 전망을 내놓은 적 있나. 경제연구소도 넘쳐나지만 이들 가운데 누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고민을 나눈 적 있나. 맨날 논문 내고 학회하고 하면 뭐하나.”

- 언론 역시 미네르바를 제대로 검증하기보다는 경제 대통령으로 포장하는 데 바빴다.
“경제 대통령이라는 말도 언론이 만든 것 아닌가. 미네르바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고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우리 사회에는 그게 없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너무 폐쇄적이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자기들만의 언어로 논쟁하고 일반 대중은 무지한 채로 바깥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미네르바처럼 적당히 솔깃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쪽으로 확 쏠리게 된다.”

- 미네르바가 월간 신동아에 썼던 글은 어떻게 평가하나.
“미네르바가 쓴 글은 맞는 것 같은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글이었다. 노란 토끼는 일본 엔화 자금을 말하는데 이들이 우리 외환시장을 공격할 이유가 없다. 엔화 자금이 보유한 국내 자산이 3천억 원이라면 1년 전에는 350억 엔이 될 텐데 지금은 환율이 뛰어서 200억 엔도 안 된다. 환율이 내려갈 가능성이 큰 데 왜 굳이 손해를 감수한단 말인가. 뭔가 다른 의도가 있었거나 그렇지 않다면 애초에 논리를 갖추지 못한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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