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구속한 미네르바) 박씨의 구속은 속히 취소해야 한다. 치졸하게 대응하기보다는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고 투명한 통화정책과 경제정책으로 신뢰를 쌓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부의 자세다. '대통령과 장관의 말은 일기예보고, 국민의 말은 틀리면 감옥 가느냐?'는 힐난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서울신문 사설 <미네르바 글 탓에 20억 달러를 날렸다니>)

"이른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외환위기를 막으려 했다'는 것이 진심이든, 의도적으로 거짓과 증오를 퍼뜨리고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세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엄연한 거짓이 미디어 공간에 난무하는데도 진실이 탄압받는 양 국민을 오도하려는 일부 누리꾼과 매체도 있다…인터넷이든 미디어든 허위사실로 사회에 피해를 끼치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는 제도와 관행을 확립해야 한다." (동아일보 사설 <미디어융합 시대의 '거짓말 천국'>)

13일자 서울신문과 동아일보에는 미네르바 사건과 관련해 정반대의 시각을 보여주는 사설이 실렸다. 서울신문은 '건전한 비판'을 수용할 것을 주문했고, 동아일보는 '법적 책임'을 강조했다.

두 사설 가운데 어떤 것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철학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다만 역사가 말해주는 명확한 진실은 '통제'와 '억압'만으로는 통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먼저 '신뢰'와 '민심'을 얻어야 한다.

다음은 14일자 전국단위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청와대 '주의' 받은 국세청장>
국민일보 <정부 "대교협 지침 위반 대학 제재" / 대입 자율화 정책에 '역주행' 논란>
동아일보 <"경제회복 내년 상반기 돼야" 47명 / "작년 경제정책 성과 C학점" 45명>
서울신문 <"한반도 비핵화 실현보다 북미관계 정상화가 먼저">
세계일보 <부가가치 700조 창출 신성장동력 17개 선정>
조선일보 <'신성장동력' 97조 투자 일자리 352만개 만든다>
중앙일보 <이구택 포스코 회장 내일 자진사퇴한다>
한겨레 <국세청 '권력다툼'…조직 흔들린다>
한국일보 <녹색이 돈이고 일자리다>

국회 폭력방지법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한나라당은 13일 국회 내 폭력행위에 대해 최저 1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국회에서의 폭력행위 등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국회 폭력방지법안)을 만들어 발표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국회 건물 안에서 형법상 폭행, 협박, 주거 침입 및 퇴거 불응, 재물 손괴 등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또 형법상 체포 및 감금, 강요, 공무집행방해 행위에 대해 2년 이상의 징역형, 형법상 상해나 공용물 파괴 때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했고, 집단적이거나 흉기 등을 가지고 있어서 앞에서 열거한 죄를 저지르면 형의 2분의 1을 가중하도록 했다.

이 법안에는 벌금형이 없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자동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어 논란이 예상된다.

   
  ▲ 조선일보 1월14일자 1면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1면에 <야, 표결 방해않고 항의만…우리와 너무 다른 일본국회> 기사에서 일본 국회의 추경예산안 표결현장을 중계해주며 일본 야당 의원들은 표결을 반대하면서도 물리력을 쓰지 않고 반대의견이 쓰인 플래카드만으로 항의했다며 우리와 너무 다른 국회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한겨레는 형법과 달리 벌금형이 없고 징역형만 있어 소수당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5면 <의원직 박탈 '표적'…"다수당 횡포" 반발> 기사에서 "학계나 법조계에선 야당을 겨냥한 '표적 입법'이란 지적이 나온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 한겨레 1월14일자 5면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기존 형법으로도 국회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모욕이나 소동, 폭행은 다 처벌이 가능한데도 한나라당이 특별법을 만들어 법정형을 높이는 것은 대표적인 과잉범죄화"라며 "벌금형을 없애고 징역형만 두는 것은 상대 야당의 의원직을 박탈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쟁점법안이 걸려있는 2월 임시국회에서 야당이 지금과 같은 여대야소 상황에서 이전처럼 강하게 여당을 압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여당 안에서도 "형식적 다수결 견제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요직 인사…'공안통'의 약진

법무부는 13일 검사장급 이상 검찰고위 간부들에 대한 승진 및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검찰의 핵심 요직인 이른바 '빅4' 가운데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에는 천성관 수원지검장(사시22회, 충남 논산)이 승진 발탁됐다.

대검중수부장에는 이인규 대검 기획조정부장(24회, 경기 용인), 대검공안부장에는 노환균 울산지검장(24회, 경북 상주),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한상대 법무실장(23회 서울)이 각각 임명됐다.

법무부의 인사에 대해 경향신문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은 '공안통의 약진'과 '지역안배 고려'라고 평가했다. 경향은 10면 <검찰 요직 '공안통'의 약진'> 기사에서 "지난해 3월 이명박 정부 첫 검찰인사가 대구경북(TK) 출신이 요직을 장악한 것이 특징이었다면 올해는 '공안통'의 약진이 눈에 띈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이어 "신임 천 지검장은 서울지검 공안1부장, 대검 공안기획관 등을 거친 대표적인 '공안통'이어서 향후 검찰 수사의 '공안 보강' 의지가 읽힌다. 이 중수부장은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서울지검 3차장 등을 지낸 특수통이어서 사정수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신원확인 불응 시민에 경범죄 적용 추진 논란

경찰은 신원확인 요구에 불응하는 시민을 경범죄를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법에서는 범죄를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일반시민은 신원확인 요구에 불응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경찰은 지난해 4월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고쳐 신원확인 불응 행위를 처벌하려 했다가 여론에 밀려 보류했다. 이번에는 경범죄처벌을 고쳐 신원확인 불응행위를 벌 주려는 것이다. 경범죄는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과료의 처벌을 받는다.

미네르바 석방 여론 '눈 덩이'처럼 커져…15일 구속적부심

검찰이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박아무개(30)씨를 체포한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미네르바라는 필명의 글이 수백건씩 올라오는 등 누리꾼들의 항의가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미네르바 구속에 항의하며 아이디를 미네르바로 바꾸고 검찰의 인터넷 탄압에 항의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13일을 '미네르바 데이'로 정하고 평소 사용하던 필명을 미네르바로 바꾼 뒤 포털 다음의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 경향신문 1월14일자 12면  
 
경향신문은 12면 <네티즌들 "나도 미네르바"> 기사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검찰이 미네르바 구속근거로 삼은 글을 다시 올리거나 "내가 집권하면 주가 3000간다" "내가 집권하면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 사준다"는 등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건 공약을 패러디한 글을 항의의 뜻으로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까지도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국경없는 기자회(RSF)'도 13일 미네르바 석방을 촉구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정부는 박씨가 개인적인 견해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했을 뿐인데도 그의 글을 통해 촉발된 문제에 대한 책임을 그에게 돌리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체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지 한국 인터넷의 미래에 나쁜 징후를 예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이날 박아무개씨의 진위 여부와 국익 침해 여부 등을 따지기 위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시정권고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주가 500대 추락 등 미네르바의 핵심 주장이 공공복리를 저해하는 내용이라는 검찰 주장에 대한 언론중재위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씨의 변호인단은 13일 법원에 구속적부심 청구서를 냈으며, 15일 구속적부심이 열릴 예정이다.

신학림 위원장 국감방해 기소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영만 부장검사)는 국정감사를 방해한 혐의(국회회의장 모욕)로 신학림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신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KBS 등을 상대로 한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에게 "언론노조가 '친노단체'인 근거를 대라"며 소리치고 어깨를 잡아끈 혐의를 받고 있다.

정부, 대입자율화 정책 '통제권 강화'

앞으로 대입 전형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가이드라인을 어긴 대학에 대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생정원 감축 등 직접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일보는 1면 머리기사 <정부 "대교협 지침 위반 대학 제재" / 대입 자율화 정책에 '역주행' 논란>에서 "이를 두고 대학들은 입시업무를 대교협에 이양한 교과부가 다시 대입 정책에 대한 통제권을 쥐려는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이 개정안은 현재 국회 교과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 중인데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같은 개정안이 제출된 배경은 지난해 5월 교과부로부터 대학 입학전형 관련 업무를 이양 받은 대교협이 대학 입학전형에 관한 기본사항을 어긴 대학들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고려대는 2009학년도 수시 2학기 일반전형에서 특목고 학생들을 우대하는 등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이 일었지만 대교협은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각 대학에선 정부가 입시관련 업무를 대교협으로 이양하겠다고 천명해 놓고, 이제 와서 정부가 대학에 직접 제재를 하는 것은 대교협을 무력화시키고 나아가 정부가 약속한 대학 자율화 방침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협의기구인 대교협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합의사항을 어긴 대학에 대해서 대교협이 아무런 제재를 하지 못하면 대학자율화는 상당한 부작용을 낳게 된다"고 해명했다.

MBC SBS, 검은 옷 방송 "문제없음" 결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MBC <뉴스투데이>와 SBS <출발 모닝와이드 1부>의 앵커들이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날'이라며 검은색 옷을 입고 방송한 데 대해 '문제없음'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13일밝혔다.

심의위는 검은 옷 착용의도가 뚜렷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준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 두 방송사의 서면 의견 진술을 검토해 이같이 결정했다.

미디어관계법 개정안에 대해 편파 보도를 했다고 시청자 민원이 제기된 MBC <뉴스데스크>에 대한 심의는 20일로 연기됐다.

법원, 방통위의 KBS 제재는 정당 판결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13일 KBS가 방통위를 상대로 "방송제재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KBS는 지난해 5월 감사원이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의 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KBS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기로 하자 5~6월 <뉴스9>를 통해 자사 입장을 옹호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해 방통위로부터 '주의제재' 처분을 받았다.

취업위해 성적표 조작에 불법 강의…예비 법조인이 맞나

사법연수원생이 취업을 위해 성적표를 조작하고 불법영리활동을 하다가 적발돼 수료가 보류됐다.

사법연수원에 따르면 연수원생 A씨는 2개 대기업의 사내변호사직에 응시하면서 컴퓨터와 스캐너를 이용, 일부 과목의 성적표를 조작했다가 적발됐다.

다른 연수원생 3명은 서울 신림동 고시학원에서 돈을 받고 불법 강의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에는 연수원 사상 처음으로 4.3점을 받아 공동 대법원장상 수상 대상자였던 B씨도 포함돼 있다.

연수원은 이번 주 중 징계위원회를 열어 견책 감봉 정직 파면 등 징계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직 이상의 징계가 내려지면 연수원을 수료하지 못한 것으로 돼 징계가 끝날 때까지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없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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