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KBS ‘체질개선’, MBC ‘정체성’ … 민영방송사 ‘변화’ 강조
KBS ‘체질개선’, MBC ‘정체성’ … 민영방송사 ‘변화’ 강조
[2009 신년사] 방송사 대표

지상파방송사 사장들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밝히는 한편 미디어환경의 변화에 따른 준비를 강조했다. 정부여당의 언론관련법안 개정 의지에 맞서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MBC는 ‘ MBC는 국민의 것’임을 천명한 반면 KBS는 적자구조의 전환을 위해 조직개편과 함께 사내 경쟁체제를 보다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민영방송 사장들은 미디어 빅뱅으로 불리는 다 채널 다 매체 시대를 위한 준비를 요구했다. SBS는 광고 ‘자율판매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며 CBS는 보도전문·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선정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한편 오는 2월 재승인 위기를 넘겨야 하는 YTN은 ‘YTN 민영화 반대 비대위’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KBS 이병순 “자기 일 아니면 회사에 맡겨라”= ’MBC는 국민의 것’임을 강조하며 공영방송 수호의지를 내비친 엄 사장과 달리 KBS 이병순 사장은 “(KBS는) 다른 지상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어 2009년도 새해예산을 214억 원 적자로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며 ‘KBS 허리띠 조르기’를 강조했다. KBS 사원들을 포함한 공영방송 종사자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공영방송법안’과 ‘신문·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이 사장은 “통신사들이 이미 방송시장에 뛰어들었고 대기업들도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엿보고 있다”며 “KBS의 위상을 새롭게 규정할 이른바 ‘공영방송법’이 새해에는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기자는 기자 할 일을 하고, PD는 PD 할 일을 하고, 모두가 자기 일에 몰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남의 일에 대한 간섭이나, 자기 본연의 일이 아니면 나머지 일은 회사에 맡겨두자”고 당부했다.

<생방송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등 정부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시간과 명칭 등을 바꿔 방송토록 한 지난 가을개편에 대해서는 ‘고비용 저효율 프로그램 쇄신’이었던 점을 강조하며고“제작비 전면 재검토는 물론, 외부 MC를 사내 MC로 교체하고 경쟁력 없는 프로그램의 폐지에 이르기까지 큰 수술이었다”며 “공정방송에서 일탈하는 일이 빈번하거나,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공익성이나 채산성마저 떨어지는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추가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되레 ‘완전폐지’ 엄포를 놓기도 했다.

   
  ▲ (왼쪽부터) KBS 이병순 사장, MBC 엄기영 사장, SBS 윤세영 회장.  
 
▷MBC 엄기영 “MBC는 국민의 것”= MBC 엄기영 사장은 “MBC는 정치권력은 물론 대기업의, 신문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며 “경영진도, 노동조합도, MBC 구성원의 소유물도 아니며 MBC는 오로지 국민의 것”이라고 밝혔다. 엄 사장은 “MBC의 위상은 시청자, 국민이 결정할 문제로 스스로 역할을 다해 나갈 때 국민이 보호할 것”이라며 ‘공영방송 MBC’의 위상에 대한 입장을 뚜렷하게 밝혔다.

언론악법 저지를 위해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의 총파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박성제)에는 “파업을 접고 현업으로 복귀해 더 나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방송법 등 언론관련법에 대해서는 “국가의 방송 구조 근간을 바꾸는 법안과 정책은 방송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중대성을 감안해 선진국도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다”며 “어떤 제도가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인지 충분한 토론을 거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공정한 방송법과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SBS 윤세영 “광고 ‘자율판매권’ 확보가 지상과제”= SBS 윤세영 회장은 “방송 규제 완화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면서 사원들을 상대로 동참해줄 것을 요구했다.

윤 회장은 “‘미디어 빅뱅’으로 불리는 다 채널 다 매체 시대에는 ‘규제 완화’가 대세인 데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독점체제는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이미 개선의 당위성을 부여받았고 지상파 방송 광고의 ‘자율 판매권’ 확보는 우리의 지상 과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 “방송·통신 융합, 특히 지상파와 실질적 경쟁 관계인 종합편성 PP의 출현에 앞서 지상파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중간광고와 협찬, 간접광고(PPL), 광고총량제, 외주제작 비율과 편성 관련 규제 등 각종 비대칭 규제들은 ‘공정한 경쟁 환경의 조성’이라는 차원에서 시급히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2월 SBS의 TV광고 판매액은 258억 원으로 한 해 전 같은 달에 비해 39% 감소해 11년 전인 97년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비용은 당시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또 이 달 TV광고 판매율도 28%에서 출발해 지난해 1월의 44%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윤 회장은 “‘변화’와 ‘개혁’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미래 지향적이고 효율적인 SBS만의 경영 시스템을 확립하는 게 그 첫 번째 전략이자 기본”이라며 “우리 내부에 낀 거품이 있다면 스스로 이를 걷어내려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BS 구관서 “신뢰, 경쟁력, 미래가 키워드”= EBS가 올해 경영지표를 ‘디지털 교육의 중심, EBS’로, ‘신뢰(Credible)’, ‘경쟁력(Competent)’, ‘미래(Creative)’ 등 세 가지 키워드를 경영방침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구관서 EBS 사장은 “더 좋은 콘텐츠를 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해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EBS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의 표현이면서 디지털 환경에 부합하는 고품질의 교육 콘텐츠를 생산할 뿐 아니라 최적의 상태로 서비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갖춰 국민의 동반자가 되고자 하는 우리의 희망이자 각오”라고 경영지표에 대해 설명했다.

   
  ▲ (왼쪽부터) EBS 구관서 사장, CBS 이정식 사장, OBS 주철환 사장, YTN 구본홍 사장.  
 
▷CBS 이정식 “종합편성·보도전문 PP 도전 기회 올 것”= CBS도 변화에 따른 준비를 강조했다. 이정식 사장은 “종합편성·보도전문 PP 중 어느 것이든 우리가 도전해야 할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CBS는) 올 한해 미래를 대비한 신규 매체 진출의 초석을 다지는 해로 만들어야 하고 그에 대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떻게 우리의 목표를 이룰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CBS 위상의 완전한 복원’도 강조했다. 그는 “KOBACO 해체의 명분 가운데 하나로 군사 독재 잔재의 청산을 얘기하는데 군사 독재 청산을 한다면 CBS가 80년대 이전까지 갖고 있던 일반종합방송으로의 법적 지위와 위상회복이 우선”이라며 “특수방송, 또는 전문편성방송이라는 5공 시절 CBS에 씌워진 굴레가 바로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창사 55주년을 맞는 CBS는 ‘당신이 희망입니다’를 연중캠페인으로 정했다.

▷OBS 주철환 “희망이 경쟁력…위기는 곧 기회”= OBS는 올해 모토를 ‘희망이 경쟁력이다’로 정했다. 주철환 사장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 결국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며”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고단했지만 보람되기도 했다.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OBS에게 (올해는)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말했다.

주 사장은 “우리 회사가 살 길은 모두 머리를 싸매서 연구하고, 그래서 회사가 좋은 모습으로 변하고, 변화해서 서로 마음을 열고 커뮤니케이션하면 반석 같은 방송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TN 구본홍 “‘민영화 반대 비대위’ 활동 본격화할 것”= 한편 지난해 ‘낙하산 사장 선임’으로 언론계를 뜨겁게 달궜던 구본홍 사장은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새로운 경쟁 매체가 진입함으로써 보도매체 사이에 생존 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 이미 구성돼 있는 ‘YTN 민영화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당장 2월 재승인 심사부터 통과해야 한다”며 “노조를 포함한 사원 모두도 재승인 과정에서의 걸림돌을 함께 제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TN은 올해 어젠다를 ‘희망한국, 힘 모아 미래로’로 정했다. 구 사장은 적극적인 영업과 효율적인 비용관리를 경영계획으로 삼고 △상여금 반납(사장 이하 임원 300%, 국·실장 이상 간부 200%) △비용예산 10% 삭감 △중단된 <돌발영상> 살리기 등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방송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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